- [EE칼럼] 뒷전으로 밀린 열 에너지 정책
- 우리나라 에너지소비 중에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기준 21.5%로 전체 에너지사용량의 5분의 1에 달한다. 정부가 발표한 다양한 중장기 계획을 살펴봐도 2050년 전력 소비 비중은 25~35% 수준이다. 이는 산업, 가정, 건물, 수송 부문 등 우리나라 에너지사용 각 부문에서 주로 소비하는 에너지 형태가 열이나 동력이기 때문이다.특히 가정 및 건물의 경우 대부분 열 에너지가 차지한다. 수송 부문이 그나마 수소, 전기차 등으로 정책적 이슈를 유지하고 있고 산업의 주요 동력원들 역시 수소환원제철공법 등으로 분석의 대상이 되어있다. 반면 가정과 건물에서 사용하는 열 에너지에 대한 정책은 빈약하다. 겨울철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정책 정도가 기억에 남을 뿐 효과적인 난방 효율 개선 정책이나 새로운 열 에너지 보급 정책 등은 찾아보기 어렵다. 열
- 2024-02-06 08:11:20
에너지
- [EE칼럼] 뒷걸음질 치는 한국 재생에너지 산업
- 올해 글로벌 재생에너지 산업 전망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상존한다. 긍정적 측면은 글로벌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의 증가추세가 지속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글로벌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1년 전보다 약 50% 증가해 510GW에 달한 데 이어 올해도 그 증가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정적 측면은 전쟁, 불평등, 인플레이션, 기후변화 대응에 따른 피로 누적이다. 특히 올해는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이 투표장으로 향하는 데 부정적 측면들로 열거된 내용이 선거 결과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란 조끼 사태, 프랑스· 벨기에 농민 시위 등을 겪은 유럽의 스웨덴 등 일부 국가는 넷제로를 지지하지 않는 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했다. 유럽 의회, 독일, 미국 등의 선거에서도 현재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반대하는 정당의 우세가 점쳐
- 2024-02-05 09:01:49
- [EE칼럼] 자원안보의 시작과 끝은 해외자원개발 정상화다
- 중국 사서중 하나인 대학에 ‘물유본말 사유종시(物有本末 事有終始), 지소선후 즉근도의(知所先後 則近道矣)’라는 말이 있다. 사물이나 일을 판단하고 평가할 때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봐서는 진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도 없고 발생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정말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과 그 결과를 예측하고 일의 순서를 정해 계획에 따라 차근차근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다.현재의 에너지자원 공급문제는 10년 전에 이미 사전 준비를 마쳤어야 해결이 가능한 것이다. 에너지자원 문제가 겉으로 드러나면 이미 늦어서 당장 대응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예를 들어 지금 당장 원전건설을 계획한다고 해도 전력 공급은 10년이 훨씬 지나서야 가능하다. 땅 위에 건설하는 발전소의 경우에는 불확실성이 작아 계획하
- 2024-01-31 08:31:59
- [EE칼럼] 거꾸로 가는 '급전(給電)' 원칙
- 급전(給電)이란 실수요자에게 전력을 공급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한국전력공사가 한국전력거래소를 통해 사들인 전력을 수용가에 공급한다. 한국전력거래소는 매일 하루 전에 전력공급계획을 세워 당일 시간대별로 전력을 사들인다. 전력을 사들이는 데는 원칙이 있다. 우선 경제적이어야 한다. 이왕이면 생산비용이 낮은 전기부터 사들여야 소비자들에게 조금이라도 싸게 팔 수 있다. ‘경제급전’은 전력산업이 시작된 이래 오랫동안 급전 원칙으로 자리를 잡아 왔다.그러다 1970년대 2차례의 석유파동을 거치면서 급전원칙에 변화가 생겼다. 급격한 유가의 상승은 수입에너지에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경제에 큰 타격을 주는지 뼈저리게 깨닫게 해주었고, 각국은 자립할 수 있는 대체에너지 개발을 서둘렀다. 그 결과 1980년대 풍력발
- 2024-01-30 08:23:59
- [EE칼럼] 농축 우라늄 확보, 발등의 불
-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새해 들어 2026년까지의 ‘세계 전력 수급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 IEA는 전 세계 원자력 발전이 2026년까지 연평균 3% 가까이 성장할 것이며, 2025년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까지 전 세계 원자력 발전량은 프랑스의 발전량이 증가하고 일본의 여러 원자력발전소들이 재가동되며 중국, 인도, 한국, 유럽을 비롯한 여러 시장에서 신규 원자로가 상업 가동을 시작함에 따라 2021년에 세운 기록을 뛰어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것이다.또 IEA는 2026년 전 세계 원자력 발전량이 2023년에 비해서도 거의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4년에서 2026년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29GW의 신규 원자력발전소가 추가로 가동될 예정인데, 아시아, 특히 중국과 인도에서의 신규 원자력 발전
- 2024-01-29 08:30:59
- [EE칼럼] 기준 따로,현실 따로인 청정수소인증제
- 지난 12월18일 제6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청정수소인증제 운영방안’이 의결·확정됐다. 이어 같은 달 28일에는 청정수소인증제를 운영하기 위한 인증운영기관과 인증시험평가기관도 선정됐다. 올해부터 개시되는 청정수소 발전입찰 시장과 연계해 운영될 예정이라 올해를 사실상 청정수소인증제의 ‘원년(元年)’으로 봐도 무방하다.정보경제학적으로 ‘청정수소 인증’ 은 ‘신호 보내기(signaling)’ 수단의 일종이다. 사실 수소는 청정하게 만들든, 회색 빛 나게 만들든 물리·화학적 성질이 동일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분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생산비용이 높은 청정수소 생산자들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수소의 청정성을 알릴 수 있는 라벨이나 마크 등 신호 보내기 수
- 2024-01-22 08:58:59
- [EE칼럼] 미국 전기차 충전 시장 공략 방법은
- 미국의 전기차 등록대수가 2030년에 2700만 대, 2040년에는 92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덩달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29.1%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미국의 전기차 충전기 수가 2023년 현재 약 400만 대에서 2030년에 3500만대, 2040년에는 1억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를 매출액으로 계산하면 2023년 현재 70억 달러에서 2040년 1000억 달러로 연평균 15%씩 성장하는 셈이다.전기차 충전기 시장 가운데서도 충전기 제조, 전기차 충전소 운영, 전기차 충전소 운영 플랫폼 그리고 전기차 충전기 설치 등 네 가지 시장은 고속성장이 예상된다. 미국의 전기차 충전기 제조 시장은 미국회사, 유럽회사, 중국 회사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한국 기업으로는 SK Signet이 이미 시장에서 이미 활발하게
- 2024-01-21 08:01:55
- [EE칼럼] 중동발 공급망 위기, 철저히 대비해야
- 세계 물류와 에너지 교역의 핵심 지역인 중동 아라비아반도 일대에서 미국, 영국 등 서방과 이란을 필두로 한 이슬람 세력이 잇따라 충돌하며 확전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 수년간 코로나19 팬데믹과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다 이제 간신히 회복하려는 세계 경제에 중동발 공급망 위기라는 돌발 악재가 터지면서 세계 경제가 다시 불확실성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중동지역의 충돌이 전쟁 수준으로 번질 경우 2년 가까이 이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이어 세계 경제에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거리 항로인 수에즈 운하와 이어진 홍해는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30%를 차지하는 주요 교역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무역 물동량의 약 16%가 홍해를 지난다. 이 지역의 분쟁
- 2024-01-18 18:09:57
- [EE칼럼] 요동치는 글로벌 공급망, 정책 탄력성 높여야
- 지난 9일 제21대 국회 종료를 앞두고 많은 법률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보신탕 금지를 규정한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이 특히 주목을 받았다. ‘자원안보특별법’도 주목된다. 이 법은 석유, 천연가스, 석탄, 우라늄, 수소, 핵심 광물, 신재생에너지 설비 소재·부품 등을 ‘핵심자원’으로 지정하고, 평상시에도 정부가 비축, 공급망 취약분석, 조기경보 시스템 운영 등을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로써 ‘소재 부품 장비 산업법’ 개정과 ‘공급망 기본법’ 제정에 이어 ‘공급망 3법’이 완비됐다.사실 90%가 넘는 우리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2년 째로 접어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100일 넘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는 지속되고 있다. 특
- 2024-01-17 08:07:52
- [EE칼럼] 脫 석유, 어려운 이유는?
-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 국왕인 이븐 사우드는 젊은 시절 왕국의 전 재산을 낙타 안장에 싣고 다녔다고 한다. 그는 1932년에 사우디아라비아를 건국하고, 미국 석유회사에 석유개발을 맡기면서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중동의 맹주로 자리잡았다. 22개 부족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혼인을 통해 왕국의 단결을 유지했다. 22명의 부인과의 사이에서 36남 13녀 등 모두 49명의 자녀를 뒀다. 장자 상속을 하면 한 부족이 권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자신의 아들들이 전부 왕위에 오른 뒤에 손자들이 왕위에 올라야 한다는 형제 상속을 유언으로 남겼다. 이런 유언을 깬 것이 현재 사우디의 1인자 빈 살만 왕세자이다.빈 살만은 왕세자에 오른 2017년에 왕자 11명과 전직 장·차관급 인사, 사업가 38명 등 500여 명 이상을 체포했다. 왕족들은 리츠칼튼 호텔, 그
- 2024-01-16 08:40:58
- [EE칼럼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엿보기
-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정책 기본 원칙은 연속성과 실현 가능성이다. 지난 정부에서 정한 두 개의 장단기 목표 즉, 장기 목표인 ‘2050년 탄소중립’과 단기목표인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는 이어 받되,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에너지믹스는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수정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폐기하고, 원전을 적정 비중으로 활용하는 복원전 정책을 통해 탄소중립 목표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정책 방향을 구체화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곧 발표될 예정이다. 집권 직후 발표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현 정부의 에너지정책 의지가 온전히 반영될 수 없었다는 점에서, 늦은 감은 있으나 11차 계획이 사실상 윤석열 정
- 2024-01-14 07:33:59
- [EE칼럼] 에너지 안보 위한 내부 효율성 재점검할 때다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급망 불안과 이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자원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자원안보특별법이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했다. 자원안보특별법은 해외에서 효율적으로 자원을 도입하는 법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함께 중요한 것은 수입한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내부적 체계를 갖추는 일이다. 지난해에 통과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은 이런 내부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법적 장치이다. 즉, 수요처와 분리된 에너지 생산 및 공급시설에서 나타나는 비효율을 줄이고 에너지시설을 국토에 골고루 분산시키자는 것이 그 목적이다.안덕근 신임 산업통상자원부장관도 인사청문회에서 경제급전 원칙에 따라 발전계획을 수립·운영하는 것이 한전
- 2024-01-11 08:33:55
- [EE칼럼] 한국만 비껴간 태양광 혁명
- 필자는 지난해 2월 에너지경제신문에 ‘태양광 300GW 시대’ 칼럼을 썼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2022년 하반기 태양광산업 동향’ 보고서를 근거로 2023년 전 세계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용량을 2022년 대비 20% 성장한 320GW로 예상했다.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이제 앞자리 숫자를 ‘4’로 바꾸어야 할 것 같다. 2023년 글로벌 재생에너지 분야는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재생에너지 혁명, 특히 태양광 메가 붐은 지속됐다.BloombergNEF에 따르면 풍력 발전의 경우 인플레이션과 높은 이자율, 공급망 압박이라는 어려움 속에 2022년보다 약 18% 성장한 100GW가 신규 설치될 것으로 예측된 데 비해 태양광 발전은 413GW로 64%가 성장할 것으로 봤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발전용 원자로 정보 시스템(PRIS)의 지난해 12월 접속기준으로 전
- 2024-01-08 08:03:50
- [특별기고] 에너지 위기시대, 국가 차원 LNG 비축 강화가 해법이다
- 에너지 안보가 세계 에너지 시장의 키워드로 자리 잡으면서 해외 주요국들은 가스 등의 자원안보 확보를 위해 총력을 다 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의 파장을 가장 직접적으로 맞닥뜨린 유럽연합은 동절기 가스비축과 공급망 다변화 등의 전략을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주요 실천과제로 천명하고 추진 중이다. 유럽연합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천연가스 비축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 시점에서 천연가스는 건물의 난방취사 연료로서 대체 불가능한 에너지이며,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믹스에서도 주요한 발전원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대부분의 국가에서 원자력수력재생에너지석탄발전을 기저발전으로 놓고, 천연가스발전을 첨두발전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저발전의 불시고장 및 이상기온 등 발전시장 내 변동성을 천연가스
- 2024-01-05 09:01:14
- [EE칼럼] 분산에너지 활성화, ‘그림의 떡’ 될 수도
-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다. 대형 발전소 중심의 중앙집중식 전력 공급 체계를 전력을 소비하는 곳에서 직접 생산하는 분산형으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분산에너지는 연료전지·신재생에너지·중소형 원전(SMR)·집단에너지발전과 같은 무탄소 또는 환경친화적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말한다. 송·배전 인프라 등 전력 계통망 구축에 따른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환경정책기본법에 규정된 ‘오염원인자 책임원칙’에도 부합할 수 있다.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의 취지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보기 흉한 고압 송전 철탑을 설치할 필요가 없고, 오염과 사고의 위험을 남에게 떠넘기는 윤리적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그렇다고 분산에너지 활성화가 당장 실현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
- 2024-01-05 08:1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