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E칼럼] 정치가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놔줘야
- 5월 31일 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이 공개되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매 2년 마다 향후 15년 동안의 발전믹스를 담아서 발표한다. 그래서 금번 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38년까지 발전원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 지를 담고 있다. 향후 15년 후에 한국경제가 어떤 상황일까? 전기를 얼마나 소비할까? 당장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15년 후를 전망한다는 점부터가 후진적인 경제개발 시대적 사고에 우리가 머물러 있음을 알 수 있다. 왜 이렇게 아직도 계획에 집착할까? 경제개발 시대의 전력설비라는 것이 한전이라는 독점기업으로부터 출발하여 성공적으로 경제개발 시대를 이끌어왔고, 계획이란 것이 기저 발전원인 원자력과 석탄만 결정하면 국민들에게는 안전하고 저렴한 전기를 공급하고 산업계에는 저렴한 전력원가를 바탕으로
- 2024.07.02 10:59
에너지
- [EE칼럼] 유럽의회 선거결과가 준 교훈
-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 EP)는 유럽연합(EU)의 입법기관 중 하나로, 각 회원국의 인구 비율에 따라 현재 705석으로 구성된 의석이 배정된다. 회원국 마다 일반적으로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직접선거를 통해 5년마다 선출됩니다. 이러한 유럽의회 선거가 지난 2024년 6월 6일부터 9일까지 치러졌는데, 그 결과가 EU의 정치 지형에 큰 변화가 감지되었다. 특히 극우 정당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는데, 녹색당-유럽자유동맹(Greens/EFA)이 기존 71석에서 52석으로 줄어든 반면, 유럽보수와개혁(ECR)과 정체성과 민주주의(ID) 같은 극우 성향의 정당들은 각각 69석에서 76석으로, 49석에서 58석으로 증가했다.이에 대해 이민문제나 정치적 불신과 기존 정치에 대한 반감 등과 함께 생활비 상승, 환경 정책에 대한 반발 등이 주된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EU
- 2024.07.01 11:00
- [EE칼럼] 세계 에너지경제학 석학들이 지적하는 에너지 이슈
- 6월 25일부터 29일까지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의 제45회 국제학술대회는 에너지의 지정학적 이슈에 대한 세션으로 시작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 독일, 미국, 프랑스, 아제르바이잔 에너지기업 대표들인 연설자와 토론자들은 모두 작금의 에너지 이슈들이 지정학적인 영향을 크게 받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10여 년 만에 다시금 지정학적 이슈가 에너지기업의 경영에서 주요 이슈로 주목받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학회가 열린 튀르키예는 20세기는 물론 현재 벌어지고 있는 국제적 분쟁의 중앙에 놓인 나라이다.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선인 보스포루스해협 위쪽으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시발점인 크림반도가 있는 흑해가 있으며, 아래쪽으로는 에게해와 지중해가 있다. 동쪽으로는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이
- 2024.06.30 11:00
- [EE칼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효성 있는 실행 방안 필요하다
-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이 발표됐다. 전기화·AI의 보편적 사용 등으로 급증이 예상되는 전력수요, 국가 탄소감축 목표 달성에 대한 압박, 산업경쟁력 유지를 위한 재생에너지 공급 요구, 전력망 확충 지연으로 인한 송전 제약 등 당면과제에 대응하는 고차원적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상황에서 나온 안이다.이번 실무안은 몇 가지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먼저,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한 정부 의지를 분명히 함으로써 시장의 의구심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점이다. 또한 다양한 전원 구성을 통해 2038년까지 무탄소 전원 70% 달성 목표를 제시한 것에서도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더불어 지속적으로 비판받아 왔던 수요관리 계획의 실효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한전, 전력거래소, 에너지공단
- 2024.06.27 12:35
- [EE칼럼]점점 더워지는 여름...전력수요 대응 제대로 가고있나?
- 최근 읽던 책 중에서 각 국가의 지리적인 위치가 경제, 사회, 문화 등 그 나라의 현대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다루는 내용이 있었는데, 한 국가의 생활 모습과 발전이 지리적 위치라는 요소로부터 독립적일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한국의 경우에는 한반도의 지리적 특성 때문에 역사적으로 강대국들의 경유지가 될 수밖에 없었음이 강조되고 있었다.한편, 우리나라는 위도상으로 북위 33~38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데, 이는 유럽 대륙으로 치면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스, 튀르키예 등 여름에 뜨겁다고 생각되는 국가들과 비슷한 위치이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위도상 위치는 에너지 차원에서 살펴보면 일정한 온도 범위에서 생활하기 위해 에너지를 사용하는 측면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어 보인다. 사계절이 뚜렷하다고 배웠던 우리나라의 기후가 여름
- 2024.06.25 10:59
- [EE칼럼] 전기본 실무안은 왜 공개했을까?
- 산업통상자원부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을 발표했다. 재생에너지 일색이다. 물론 원자력을 늘렸다는 생색내기도 포함되어 있다. 생색내기라고 폄하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재생에너지를 97 기가와트(GW) 늘리고 신규원전은 4.9 GW를 늘린다. 1/20 수준이다. 또 원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했다고 하지만 대부분은 신규원전 건설이 아니라 계속운전을 통해서 가동원전 기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원전부품 생태계가 살아나기 어렵다.그러려고 산업부는 생태계 살리기에 여러 가지 지원을 했던 모양이다. 신규원전 건설을 하면 자연스럽게 생태계가 살아날 것인데 말이다. 2038년 전력수요를 적게 예측함으로써 원전 비중이 30%를 초과하도록 통계 수치를 만들어낸 느낌도 든다. 앞으로 탄소중립을 한다면 화력연료를 사용하던 것
- 2024.06.20 10:58
- [EE칼럼] 동해 대왕고래 프로젝트; 노다지인가?
- 본격적인 여름이다. 최고기온이 섭씨 30도가 넘는다.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로 시작되는 송창식의 노래 '고래 사냥'이 생각난다. 공교롭게도 지난 6월 4일 동해 심해저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통해 최대 140억 배럴 석유-가스 자원 부존 가능성 찾았다고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였다.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천연가스 존재 가능성을 확인했단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오랜 자원 빈국의 설움을 떨치는 일이다. 동남해안 지역에서는 한국판 중동 꿈꾼단다. 관련 정치권이 더 앞장선다니 걱정이다. 과연 그럴까? 따져보자.생각해 보면 이번이 대통령 등 고위정치권이 연계된 세 번째 석유발견 선언인 것 같다. 그 첫 번째는 박정희 전(前) 대통령 1976년 연두 기자회견서의 포항 원유발견 발표이었다. 검은 액체
- 2024.06.17 11:00
- [EE칼럼] ‘배달(delivery)’ 문제, 전력산업을 바꾸는 태풍의 눈
- 에너지산업에 종사하거나 이를 연구하는 사람마다 나름대로 에너지를 보는 눈이 모두 다르다. 인프라, 위험성, 환경, 에너지 안보, 규제, 복지, 기술, 경제성 및 재원조달 등이 에너지산업과 관련된 여러 요소이지만 필자가 가장 주목하는 측면은 에너지 배달의 문제다. 그런 이유에서 필자는 '에너지 경제학' 수업 첫 시간에 에너지산업을 '배달사업(delivery business)'이라고 강조한다.사실 모든 재화에 있어서 배달과 운송은 그 비용과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물과 식량과 같은 필수재의 경우 사람들은 처음부터 이를 얻을 수 있는 지역 인근에 모여 살기 시작했다. 사람이 물과 식량을 향해 미리 이동해 상대적으로 배달의 문제는 심각하지 않았다. 지금도 인류가 거주하는 지역은 대체로 물과 식량을 인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지역
- 2024.06.16 11:00
- [EE칼럼] 양수 발전의 재발견: 배터리를 압도하는 경제성·환경·성능 측면
- 과거에는 양수 발전소의 짝꿍은 원자력 발전소였다. 원자력 발전소는 안정적으로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지만, 출력 조절이 어렵고 빠르게 반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요가 부족한 야간에는 잉여 발전량이 생기기 때문이다. 양수 발전소는 수요가 낮을 때 잉여 전력을 사용해 수량을 높은 곳으로 펌핑하고, 수요가 높을 때 방출하여 터빈을 돌린다. 이를 통해 전력 수요의 변동을 조절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유지할 수 있는 전통적이며 대표적인 유연성 자원이었다.그런데, 최근에는 급증하는 재생에너지로 인해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의 필요성이 부각되어 왔다. 원자력과 함께 출력 조절이 어려운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피크를 찍는 낮시간에는, LNG와 석탄발전소까지 출력제어를 실시해야 할 정도로 과잉공급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
- 2024.06.13 10:59
- [EE칼럼] 석유 탐사 성공률에 대한 올바른 이해
- 지하 수천 미터 아래 묻혀있는 석유를 찾는다는 것은 모래 해변에서 바늘 찾기보다 어려운 일이다. 눈감고 아무 곳이나 시추를 수행하여 석유를 찾을 수 있는 노릇도 아니다. 지상에서 눈으로 땅속을 볼 수도 제대로 평가할 수도 없으니 당연히 불확실성이 클 수밖에 없다. 과학적인 방법과 축적된 경험을 통해 합리적인 탐사 과정을 거쳐도 석유를 발견할 확률보다는 발견하지 못할 확률이 훨씬 높은 것이 사실이다.잘 알려진 바대로 석유개발사업은 불확실성이 큰 대표적인 고위험 사업, 즉 성공율이 낮은 사업이다. 축적된 자료와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힘입어 석유 탐사, 개발 및 생산 기술에서도 커다란 진보가 있었지만 여전히 성공 확률은 낮다. 고위험 사업인 석유사업의 탐사성공율이 낮은 태생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석유개발 사업은 크게
- 2024.06.11 11:05
- [EE칼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과 향후 과제
-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2024~2038) 실무안이 공개되었다. 이번 계획은 무탄소 전원인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균형있는 확대를 도모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통해 무탄소 발전 비중이 2023년 39% 수준에서 2030년에는 53%, 2038년에는 70%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필자는 우리나라 에너지 환경에서는 원전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하며, 이번 실무안은 전력 수요와 기술 발전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고 이해관계자들 간의 갈등이 극심한 현 상황을 반영한 과도기적 계획이라 생각한다.2038년 목표 전력 수요는 반도체 산업과 AI 데이터센터, 전기화 수요 등의 증가 요인을 반영하여 129.3GW로 산정하고 있다. 전력믹스에서는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태양광은 2022년 21.1GW에서 2038년 74.8GW로, 풍력은 1.9GW에서 40.7GW로 크게
- 2024.06.10 08:35
- [EE칼럼] 주택용 누진제 개선을 위한 고려사항
- 주택용 누진제는 제1차 오일쇼크 이후 전기소비절약 유도 및 서민층 보호를 목적으로 1974년 11월 처음 도입되었다. 이후 국제유가 및 전력수급 상황에 따라 누진단계 및 누진배율을 신축적으로 조정하였는데, 2004년부터는 6단계 11.7배수로 운영되다 2016년 여름철 폭염을 계기로 3단계 3배수로 완화되었다. 이후 2019년부터 여름철에 한해 누진구간이 확대되었으며, 최근 2년간 기준연료비 조정에 따라 누진배율이 2.56배 정도로 조정된 것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인 틀에는 변화가 없이 지금에 이르고 있다.비록 2016년에 누진제 구조에 큰 변화가 있긴 했으나,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누진배율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추가적인 제도 개선 여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3년 한전의 누적적자가 약 43조원이며, (평균적으로) 원가 이하로 공급됨에
- 2024-10-02 09:02:54
- [EE칼럼] 체코 원전 수주,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 “신은 공평하신 듯하다. 우리 국민에게는 자원 대신 근면함과 똑똑함을 주셨다. 우리 근로자 1명이 외국 근로자 서너 명 몫을 한다." 중동의 건설사업 현장에서 일하는 지인께서 한 말이다. 우리나라의 해외 건설사업 경쟁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말이다.우리 기업들은 해외 건설사업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둬왔다. 아무나 쉽게 도전할 수 없는 혹한 환경 속에서도 완수한 성과들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그중 한낮 섭씨 50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와 숨 멎을 만큼의 모래바람이 수시로 부는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 APR-1400 원전 4기를 완공한 것은 특별하다. UAE 원전 건설사업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계획된 공기와 예산 범위 안에서 이루어 낸 쾌거이기 때문이다.UAE 원전의 적기 완공은 우리나라 원전 산업 역량의 우수성을 단적
- 2024-06-04 10:46:24
- [EE칼럼] 드디어 발표된 전기본, 첨단 전력망 건설이 문제다
-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이 만들어져 5월 31일에 정부에 전달되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은 2008년부터 발표해 오던 에너지기본계획을 지난 정부에서 더 이상 만들지 않는 것으로 법 규정을 변경한 이후부터 에너지 부문에서 가장 중요한 세부 기본계획으로 자리 잡아 왔다.비록 전력 사용량이 우리나라 총 에너지사용량의 20%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발전원에 대한 첨예한 갈등과 낮은 전력 요금으로 인한 전력공기업 부채에 대한 이슈로 인하여 중요성이 크게 주목받아 왔다.이번 11차 전기본은 확정되면 2024년부터 2038년까지의 15년 계획을 담게 되는데, 장기 수급 전망을 바탕으로 어떠한 발전설비를 언제 건설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담는다. 상당히 세부적인 계획을 담기에 참여 전문가가 상당한데, 이번 실무안을
- 2024-06-03 11:25:53
- [EE칼럼] 자동차 정비소, 전기차 시대 배터리 중개소로 육성하자
- 할리우드 유명 영화감독 론 하워드의 1992년 作, “Far and Away"에는 서부개척시대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정부 소유 땅을 공짜로 나누어주는 흥미로운 방식이 그려진다. 주어진 시간 동안 말을 타고 갈 수 있는 한 멀리 질주하여, 땅을 차지했음을 선언하는 깃발을 도착한 곳에 꽂으면 거기까지를 소유지로 인정받는 경주가 그것이다. 극 중에서 아일랜드 가난한 소작농 출신 조셉 도널리(톰 크루즈 분)가 이 경주에 참여, 우여곡절 끝에 광대한 땅의 소유권을 획득한다. 미국 정부가 미개척지 개발에 투입할 외지 노동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책으로 국가 재산인 토지를 사실상 무상으로 매각했던 역사적 사례를 극화한 것이다. 이처럼 보통 무상 또는 시가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국가 또는 공공의 재산을 개인에게 매각하는 행위를 '불하(拂下)'라 한
- 2024-05-27 11: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