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우 칼럼] 에너지와 기후의 연계성
- 기후위기를 실감케 하는 9월 무더위 속에서 지난 4일 기후산업국제박람회(WCE) 서밋이 부산에서 개최되었다. '기후기술로 열어가는 무탄소에너지(CFE) 시대'라는 주제하에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정부와 공동 개최해, 50여개국 500여개 기업 포함 국내외 기후변화 및 에너지 관련 리더들이 참석했다. 마침 필자는 CFE서밋과 기후서밋에 각각 연사로 초대되는 바람에 에너지와 기후를 흥미롭게 연계할 기회가 생겼다.CFE서밋에서는 지난 8월 BloombergNEF가 발간한 보고서(Clean Electricity Breaks New Records) 통계가 인용되었다. 2023년 전 세계가 생산한 전기의 40%가 무탄소 에너지원이고, 이는 태양광과 풍력 13.9%, 수력 14.7%, 원자력 9.4% 등으로 구성된다는 통계로, 그 비중은 브라질 및 프랑스 등은 75%가 넘는 반면, 인도 및 멕시코 등은 25%에 못 미쳐, 국가별 사정에 따라 큰
- 2024.09.29 10:30
칼럼
- [EE칼럼] 한은 총재 지적 구조적 문제, 에너지 분야도 예외 아니다
- 이창용 한은 총재가 통화신용정책을 넘어서서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를 위해 간병과 아이 돌봄 비용을 낮춰야 하는데 이를 위해 외국인 노동자 직접 고용과 최저임금 차등적용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6월에는 '우리나라 물가수준의 특징 및 시사점'이라는 한국은행 보고서를 통해서 농산물 물가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즉, OECD 국가와 비교해 농산물 물가가 유독 높다며 수입확대를 제안한 것이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수입을 많이 한다고 해서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은 큰 연관성이 없다"고 반박까지 하였다. 한편, 지난 8월에는 대학 입시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에 맞춘 선발기준을 제시하였다. 입시문제에 따른 수도권 인구집중과 집값 상승,
- 2024.09.26 10:58
- [EE칼럼] 모두가 꺼리는 전력가격 분석과 예측
- 에너지 관련 부문 종사자들이라면 해결과제 중 앞자리가 전력 안정확보와 시장 효율화라는 점을 잘 안다. 시장경제체재에서 전력가격예측과 해석이 에너지 문제 해결의 요체인 것도 잘 안다. 사실 전력은 미래 지식정보사회의 기반이며, 전력공급 불확실성은 완전해결이 힘든 과제이다. 우리가 자랑해온 반도체 산업도 안정적 전력확보가 필수 전제조건인 AI 기술변화에 부응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한다. 2030년대에는 지금보다 최대 10배쯤 AI 산업용 전력 수요가 예상되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 반도체 벨트지역이 AI산업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전력 수급체계로는 어림도 없다. 미래 AI 산업 벨트 지원을 위한 특화된 국가전력배급/저장을 위한 망(網) 구축을 위해 기존 전력/에너지 수급계획을 통째로 바꾸어야 한다. 먼 지방 발전소에서 화성/
- 2024.09.25 10:58
- [EE칼럼] 기후변화와 태양광 발전의 신흥 강국들
- BNEF(Bloomberg New Energy Finance)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에는 592GW의 태양광 모듈이 설치될 것이며 이는 역대 최대 신규 설치량을 기록했던 2023년에 비해 33% 증가한 수치다. 2023년 신규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1위 국가였던 중국의 국가에너지국(National Energy Administration)에 따르면, 중국은 2023년 216.9GW의 신규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 2022년 86.1GW 대비 152% 증가하는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올해도 7월까지 126.1GW를 설치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증가했고 7월까지의 증가율이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올해 280GW 이상의 신규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게 된다. 미국의 경우 실시간으로 에너지전환을 추적하는 Cleanview에 따르면 2023년 유틸리티 규모 신규 태양광 발전설비를 19.3GW 추가했는데 이는 2022년보다 72%가 증가한 수치다. 올해도 38GW를 추가할 것이며 이는 기
- 2024.09.24 10:56
- [EE칼럼] 미국 대선, 에너지 및 기후 쟁점과 한국의 대응
-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미국 대선이 불과 한 달 반 뒤로 다가왔다. 이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겠는데, 그 근소한 차이를 가를 주요 쟁점 중 하나가 바로 에너지와 기후변화 대응 관련 정책이다.우리 시간으로 9월 11일 오전에 방영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양 후보 간의 TV 토론에서도 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 논의가 뜨겁게 진행되었다. 그 중에서도 셰일 가스 생산과 관련된 수압파쇄법, 즉 '프래킹(fracking)'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에 근거를 둔 전기차 보조금 관련 사안은 두 후보의 정치적 성향을 대조적으로 드러내는 핵심 사안으로 주목을 받았다.우선 프래킹 관련된 문제는 이번 선거의 승부를 가를 경합주,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지역인
- 2024.09.19 10:58
- [EE칼럼] 덴마크 해상풍력 역사로 본 우리의 과제
- 덴마크는 풍력의 나라이다. 2023년에 전체 전력의 약 58%를 풍력발전으로 생산했다. 전체 민간부문 일자리의 약 2.3%가 풍력 산업 공급망에 속해 있다. 풍력발전 비중을 더욱 확대하여 2035년까지 최대 84%까지 증가시킬 계획이다. 폴 라쿠르(Poul la Cour)는 덴마크 풍력발전의 선구자이자, 계몽운동을 이끈 인물이다. 1891년에 풍력 터빈을 제작하여 전기를 생산했으며, 풍력을 활용하여 농업을 기계화하고 난방과 조명을 개선하고자 했다. 1918년에 약 2~3만개의 덴마크 농장에서 펌프, 전기톱, 분쇄기, 탈곡기 등을 구동하기 위해 소형 풍력 터빈을 사용했다.2차 세계대전 동안에 에너지 부족을 경험한 덴마크는 중앙집중식 전기 생산을 위해 석탄 수입을 우선시했다. 그러나 동유럽에서의 석탄 수입은 불안정했고 서유럽의 석탄은 비쌌다. 당시 풍력으로 생산한 전
- 2024.09.18 10:29
- [EE칼럼] 핵심광물 확보와 ESG, 자원 안보의 ‘굿 파트너’ 돼야
- 최근 이혼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굿 파트너'가 요즘 공중파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정도의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원래 드라마에서 이혼이나 출생의 비밀은 인기있는 주제이기는 하지만, 이 드라마는 상반된 견해를 가진 베테랑 변호사와 신입 변호사가 충돌하면서도 동시에 서로의 모습에서 위로를 얻고 성장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다. 이와 같이 물과 기름과 같은 존재들이 오히려 궁합이 잘 맞는 경우가 있다. 바로 핵심광물 확보와 ESG경영이 그러하다.중국은 작년부터 반도체 핵심광물 게르마늄과 갈륨, 배터리 핵심 원료인 흑연 수출을 통제하였으며, 올 8월에는 반도체와 배터리에 사용되는 안티모니를 통제하기로 발표하였다. 이 때문에 해당 광물의 가격은 폭등하여 반도체와 배터
- 2024.09.14 16:28
- [EE칼럼] 배터리 화재가 일깨우는 현실적 기후변화 대응
- 아침, 저녁 선선한 바람이 반갑기만 하다. 특히, 폭염과 열대야가 최장기간 이어진 역대급 더위와 한바탕 전쟁을 치른 후여서 더욱 반갑다. 올여름 기록적 더위의 원인이 기상이변인지 기후변화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어도, 역대급 더위 신기록이 1년이 멀다 하고 깨지는 현상을 보면 기후변화 가설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지금까지 가장 더운 하루 기록은 전 지구 평균 기온 17.08℃를 찍은 2023년 7월 6일이었으나, 올해 7월 22일에 17.15℃를 기록하며 불과 1년여 만에 갈아치웠다.기후변화의 주원인은 화석에너지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다. 따라서 기후변화를 방지하려면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화석에너지를 단기간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재생에너지와 원자력과 같은 무탄소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 전 세계가 재
- 2024.09.12 10:58
- [EE칼럼] 공급망 확보 지름길 해외 자원개발, 지금이 적기다
-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수출 물량이 지난 7월 연중 최고치로 떨어졌다. 글로벌 배터리사들이 전기차의 일시적 수요 부진에 따라 재고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양극재 핵심광물인 리튬 가격이 대표적이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리튬 가격이 2022년 11월 최고점인 kg당 571.5위안에서 지난 8월엔 72.6위안으로 크게 하락했다. 통계자료를 보면 7월 양극재 수출량은 1만4480톤으로 전월(2만408톤)대비 29% 감소했다.올해 상반기 중국을 제외한 세계에 등록된 전기차 대수는 전년동기 대비 8.2% 증가한 283만 8000대다. 완성차->배터리->소재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이 동반 부진에 빠지고 있다. 문제는 양극재 업계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광물(리튬,니켈,코발트)의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광산업체들이 전기차 산업 호황을 틈타 생산을
- 2024.09.11 10:58
- [EE칼럼] 사라지는 도전정신, 멀어지는 자원안보
- 실패가 두려워서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면 실패는 없겠지만 결과적으로 얻는 것도 없다. 자원개발은 탐사단계에서 불확실성이 크고 성공률이 낮은 전형적인 고위험 사업이기에 당연히 성공보다 실패가 많을 수밖에 없는 분야이다. 그래서 자원개발을 추진하는 회사는 이런 위험성을 분산하고 극복하기 위해서 다양한 접근방법을 시도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참여사업과 참여지역의 포트폴리오, 인력의 전문성, 회사의 대형화 등의 전략을 통해 사업의 성공률을 높이고 또한 사업 추진체의 지속 가능한 선순환구조를 유지하려고 한다.자원개발회사가 자원사업 고유의 특성인 고위험성을 무릅쓰고 일을 추진하려는 도전정신이 없다면 자원개발회사로서 존재 이유가 없다. 물론 시작을 안 하면 실패도 없다. 실패를 안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시작을 안 하
- 2024.09.09 10:58
- [EE칼럼] 기록적 폭염과 에너지 복지, 그리고 기후변화 적응
- 지난 두 달 동안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와 악영향을 그야말로 몸으로 체험하였다. 그런데 막상 주변의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그들의 논의의 초점이 기후변화 대응 방안들과는 사뭇 다른 것을 알게 된다. 다들 기후변화가 진짜이며 매우 심각하다고들 말하지만, 내년 여름에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하여 에너지절약이나 청정에너지의 자발적 생산 등이 아니고 여름철 더위를 식혀줄 대형 에어컨을 추가로 구매하며, 냉방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현재 가정용 전력 요금의 누진제를 완화해 달라거나 아예 복지 차원에서 '냉방용 전기 사용 보장'을 해 달라고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 개개인의 처지에서 보면 당장 더위를 해결하는 것이 온실가스 등 원인의 해결보다 더욱 중요하게
- 2024.09.08 10:30
- [EE칼럼] 양수발전소, 기후대응 댐이 될 수 있다
- 2023년 9월 영국 가디언지는 북극곰과 관련된 흥미로운 기사를 보도하였다. 애초 북극곰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대표 멸종위기 종으로, 그동안 기후 위기의 '상징'처럼 다루어졌다. 그러나 정작 지난 50년간 평균기온이 4℃나 상승했을 정도로 지구온난화 직격탄을 맞았던 북극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에서 북극곰의 개체 수가 오히려 증가했다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그 이유인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빙이 줄어들면서 사냥이 어려워져, 북극곰들이 주요 먹이였던 바다표범뿐만 아니라 육지에 서식하는 순록까지 사냥하며 생존 전략을 변화시켰다. 이와 더불어, 북극곰과 회색곰의 교배종인 피즐리(pizzly)가 증가하는 현상도 관찰되었다. 쉽게 말해 북극곰이 기후 변화에 '적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당면한 기후 위기 자체를 막기 위한 다양한 노력
- 2024.09.05 10:58
- [EE칼럼] 소 키울 사람이 없다
- 소는 누가 키우나? 한때 유행했던 우스갯소리다. 요즘 그 속뜻이 새삼스럽다.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의 고기와 우유를 얻으려면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 번듯한 축사와 좋은 사료 등. 그런데 핵심은 매일 소를 먹이고 돌봐줄 사람이다. 원전산업 인력난이 심상치 않다. 지난 정부 5년간(2017~2021년) 국내 3대 원전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PS, 한전기술에서 1230명이 자발적으로 퇴직했다고 한다. 같은 기간 두산에너빌리티는 직원을 7728명에서 5622명으로 27% 감축했다. 현재 원전산업 인력은 3만5649명으로, 탈원전 이전인 2016년(3만7232명)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거 정년 퇴직과 젊은 세대의 원자력 전공 기피 등이 더해져 인력난을 가중하고 있다.원전산업 인력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6기 원전의 운영을 포
- 2024.09.04 10:58
- [EE칼럼]진영을 넘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정책의 길
- 에너지는 국방, 식량과 함께 국가 존립에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최상의 지식과 데이터에 기반한 철저한 분석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질 높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사용하기 쉬운 형태로 공개되고, 이를 바탕으로 에너지 문제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철저한 분석과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국가의 지정학적 환경, 산업 환경, 중장기 발전 전망 등도 냉철하게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특정 이해관계나 단기적 관점에 매몰되지 않고, 넓은 시각에서 공개적이고 치열한 논의가 필요하다.지난 5월 말 발표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논의가 깊이 있게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와 사업자들은 자신들의 지식과 이해관계에 따라 단편적인 의견을 내놓는 경향
- 2024.09.03 10:58
- [EE칼럼] 미국 상무부, 무상할당 된 배출권 보조금이라고 억지 주장
- 최근 미국은 한국산 철강에 대해 정부 보조금을 받았다고 판단하며 이에 대해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값싼 전기요금과 배출권거래제 하에서의 배출권을 무료로 제공하는 무상할당분이 보조금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정부가 재정적 지원을 통해 경제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경우 세계무역기구(WTO)는 보조금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보조금을 통해 특정 기업이나 산업의 가격 경쟁력을 인위적으로 강화할 경우, 효율성에 기반한 자유무역을 왜곡하고 타국 산업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히기 때문에 규제의 대상이 된다. 이때 상대국은 수입품에 포함된 보조금의 금액만큼 추가로 부과하여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가격 우위를 상쇄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이를 상계관세라 한다.미국 철강 업계는 한국 배출권거래제의 탄소누출 규정에 따라 100% 무상으
- 2024.09.03 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