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5년까지 최대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국내 해상풍력 시장이 각종 인허가와 군 작전성 검토, 계통·항만 인프라 부족 등 구조적 한계에 가로막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동준 한국남부발전 해상풍력개발실장은 29일 부산 남구 남부발전 본사에서 열린 '2026년 한국자원경제학회 정책세미나'에서 “해상풍력 사업의 최대 리스크는 기술보다 제도와 인프라"라며 현장 실무자의 시각에서 국내 해상풍력 개발의 현실과 과제를 짚었다.
이 실장은 한국남부발전이 해상풍력 분야에서 공공 주도형 개발 모델을 선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부발전은 현재 전국 10개 육·해상 풍력단지를 상업 운전 중이며, 다수의 신규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영광 야월 해상풍력(104MW), 부산 다대포 해상풍력(99MW) 등은 2026~2027년 착공을 목표로 인허가와 사업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남부발전은 단순한 발전소 건설을 넘어 국산 풍력 기자재 활용, 지역 상생 모델, 장기 운영 역량을 결합한 사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육상풍력에서 축적한 운영·정비(O&M) 경험을 해상풍력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국산 터빈 실증과 공급망 안정화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실제로 국산 주기기 100기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 내재화를 추진해왔으며, 이를 해상풍력으로 확장하는 것이 중장기 목표다.
또한 남부발전은 주민 참여형 수익 공유 구조를 해상풍력 사업에도 적용하고 있다. 발전 수익의 일부를 지역사회와 장기간 공유하고, 관광·지역 개발과 연계한 상생 모델을 병행함으로써 해상풍력을 지역의 '부담'이 아닌 '자산'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실장은 “해상풍력은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산업"이라며 “공공 발전사가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만들어 민간과 산업 전반의 신뢰를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 다대포, 국내 최초 대도시 연안 해상풍력 추진"
이 실장은 현재 남부발전과 코리오 제너레이션이 공동으로 추진중인 부산 다대포 해상풍력의 사업추진 의의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부산 사하구 다대포 앞바다에서 99MW 규모로 추진중인 다대포 해상풍력 사업은 국내 최초 대도시 연안 해상풍력 사업이다.
이 실장은 "전세계적으로도 대도시 인근 해상풍력은 사례를 찾기 어렵고 과거 광안대교가 들어설때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광안대교를 보기 위해 관광객이 찾아오는 것처럼 '단순한 에너지 인프라를 넘어 지역의 새로운 상징, 제2의 광안대교 같은 새로운 랜드마크" 가 될것'이라며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국민들에게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대국민 신재생 인식전환'의 대표적인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 작전성 검토 지원 절실...계통·항만·설치선박 등 인프라 확충도 시급"
이 실장은 해상풍력 발전을 더욱 빠르게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과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해상풍력 보급 계획을 근거로 “2030년 10.5GW, 2035년 25GW 보급 목표를 감안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시장 규모는 200조원에 육박한다"면서도 “다만 국내에서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36GW 상당의 프로젝트 중 상당수는 국방부 규제 등으로 실제 사업화가 불가능한 입지"라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해상풍력 인허가 과정에서 국방부 군 작전성 검토가 사실상 '최종 관문'이라고 강조했다. 해상 교통로, 군 비행 제한·위험구역, 군 작전 보호구역(MOA) 등이 중첩되면서 이미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다수 해상풍력 단지가 구조적으로 사업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설명이다.
그는 “군작전성 검토와 관련해서 사업자가 사업 가능성을 미리 예측할수 있도록 국방부의 좀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계통 문제 역시 심각한 과제로 꼽았다. 이 실장은 “2031~2035년으로 갈수록 계통 수용 한계는 더 악화될 것"이라며 “HVDC 확대와 해상 에너지 허브 구축이 필요하지만 속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항만과 설치 인프라 부족도 해상풍력 확대의 병목 요인이다. 해상풍력은 대형 터빈과 하부구조물을 조립·적치할 수 있는 전용 항만과 설치선박이 필수적이지만, 국내에 이를 충족하는 곳은 사실상 목포신항이 유일한 실정이다.
이 실장은 “현재 착공을 앞둔 사업들끼리 목포신항 사용을 두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설치선박 역시 국내에는 사실상 1~2척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국산 터빈·공급망 취약…“국산 기자재 육성 정책 등 자원안보 강화해야"
국산 풍력터빈 경쟁력과 공급망 문제도 짚었다. 그는 “국산 터빈은 아직 발전량·최적화 측면에서 글로벌 기준 대비 부족한 면이 있어 대부분 중국산에 의존하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자원안보 리스크"라고 우려했다.
다만 지난해 제정된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을 언급하며 “재생에너지 설비와 부품도 자원안보 자산으로 명문화된 만큼 국산 기자재 육성에 정책적 드라이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민 수용성, 직접 피해와 간접 반대 구분 필요...특별법 시행o공공 주도 모델 정착돼야"
주민 수용성 문제에 대해선 “직접 피해를 보는 어업인과, 사업과 무관한 지역 주민 반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어업 피해는 제도화된 보상 기준이 있지만, 간접 반대가 정치적 변수로 작용하면서 사업 지연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해상풍력 발전단가에 대해선 “유럽 대비 약 2.5배 수준으로 국민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규모 확대와 제도 개선 없이는 비용 절감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올해 시행 예정인 해상풍력 특별법을 전환점으로 꼽았다. 민간의 무분별한 선점 방식에서 벗어나 정부·지자체 주도의 예비지구 지정, 공공 주도 개발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해상풍력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문제"라며 “입지·계통·항만·국방·주민 수용성을 통합적으로 설계하지 않으면 200조원 시장은 그림에 그친 목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