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과 CCS] 美GTI Energy “새로운 탄소포집 장비로 기존 시스템 대비 30~50% 비용 절감”

2024.06.12 08:00 댓글 0
정부는 지난해 4월 제1차 국가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공개하면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달성의 핵심으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하는 기술(CCS) 고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8)에서도 최초로 CCS와 함께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부가가치가 높은 유용 자원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CCUS)를 인정했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는 우리나라는 에너지 다소비 중심의 제조업 구조, 화석연료 중심의 발전과 낮은 재생에너지 비중 등의 한계 때문에 CCS기술고도화는 탄소중립을 위한 필수적 기술이라며 환영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우리나라의 CCS기술 현황과 완벽한 실증단계까지 이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리고자 '우리나라 탄소중립 달성, CCS기술 고도화가 핵심이다' 기획기사를 연재한다.

기술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 전세계 CCS 기술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 노르웨이, 호주 등의 국가에서 기술성, 경제성, 국민수용성을 어떻게 확보했는지 현장의 생생한 사례를 소개하고 국내·외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모았다. [편집자주]


[시카고(미국)=에너지경제 안효건 기자] '효율'.

GTI 에너지의 모하메드 후세인 기술운영 시니어 디렉터, 오스만 아크폴랏 박사와 함께 둘러본 탄소 포집 시설을 가장 잘 축약할 수 있는 두 글자다.

CCS 기술이 본격적으로 주목받았던 시기는 2015년 파리 협정 전후지만, GTI 에너지가 보여준 초기 장비는 30대에 접어든 기자와 연식이 비슷했다.

▲GTI의 오스만 아크폴랏 박사가 초기 탄소 포집 장치를 올려다보며 기자에게 설명하고 있다.GTI 에너지 제공


아크폴랏 박사는 이 초기 CCS 장비에 대해 “원래는 이산화탄소(CO2)나 H2S(황화수소) 제거에 사용됐지만 지금은 탄소 포집에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GTI 에너지가 이미 기존에 수행하던 가스 연구에 쓰던 장비를 새 기술 흐름이 등장하면서 '재활용'했다는 것이다. (오늘 달걀을 얻기 위해서는 그보다 오랜 시간 닭을 키워내야 한다는 당연한 이치지만, 당장 보이는 성과에 목마른 한국 풍토에서는 종종 통용되지 않곤 한다.)

초기 모델은 마치 세상에 처음 나온 컴퓨터처럼 거대한 크기를 자랑했다.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건물보다도 꼭대기가 높다.)

이 장비를 설명하는 아크폴랏 박사는 “하늘에다 손가락을 겨누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로타캡 시스템 등에 사용되는 RPB 장치.GTI 에너지 제공

이 모델을 마치 컴퓨터가 아이폰이 된 것처럼 작고 효율적으로 만든 최신 장비가 바로 로타캡(ROTA-CAP) 시스템이다.

'탄소 포집'과 관련해 GTI 에너지가 가장 먼저 언급하는 로타캡은 소형 RPB(Rotating Packed Bed) 기술과 한층 발전된 용매 기술을 결합한 탄소 포집 프로세스를 일컫는다.

이와 관련 아크폴랏 박사는 “회전 덕분에 가스와 액체 간 결합이 더 잘 이뤄지고 반응기 크기가 작아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GTI의 탄소 포집 장치인 로타캡 시스템.GTI 에너지 제공


로타캡 내부 회전 시스템이 플루가스(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소 가스)와 CO2 포집용 용매가 더 많이 만나게 한다는 것이다.

일단 로타캡 시스템으로 주입한 플루가스와 포집 용매는 서로 정반대 흐름으로 순환하며 접촉하게 된다.

CO2로 가득 찬 플루가스는 외부에서 내부로 흐르는 반경을, CO2를 포집하기 위한 용매는 내부에서 외부로 흐르는 반경을 형성한다.

이 축으로 도는 회전이 중력보다 더 큰 원심력을 발생시켜 기존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CO2 포집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로타캡 시스템 기본 구조.GTI 제공


GTI는 이 시스템을 공간 문제 뿐 아니라 비용 문제에 있어도 핵심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기존 시스템에 비해서는 30~50% 비용 절감을 달성했고, 발전소와 산업계 등 실전 탄소 포집에도 적합한 것으로 전해졌다.

탄소 포집 장치 외에도, 제작한지 3개월 밖에 지나지 않아 아직 1번도 가동해보지 않은 최신 전기 리포머(개질기)를 직접 볼 수 있었다.

리포머는 바이오가스나 버려지는 탄소를 개질해 연료를 생산하는 장치를 말한다.

GTI 에너지에 따르면, 전기 리포머는 기존 천연 가스 리포머가 탄소로 다른 연료를 만들기 위해 다시 탄소를 발생시켜야 한다는 모순을 해결했다. 또한 기존 시스템에 비해서는 30~50% 비용 절감을 달성했다.

물론 에너지 효율만 보면 천연가스 화력을 따라갈 수 없지만, 크기가 더 작을 뿐 아니라 시동이 걸리고 꺼지는 속도 또한 더 빠르다.

▲제작된지 채 3개월이 지나지 않은 GTI 전기 리포머, 올 여름 테스트 가동 예정.GTI 에너지 제공


GTI 에너지는 이 장치가 탄소를 항공 연료나 자동차 연료 등 내연기관 연료로 바꾸는 'E-fuel'(Electricity-based Fuel, 전기를 이용해 만드는 연료) 공정의 첫 단계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 여름 바이오가스와 CO2+H2 가스를 각각 250시간씩 개질하는 테스트가 예정돼 있다.

GTI는 추후 이 장치를 통해 생산하게 될 항공연료 목표 가격을 갤런당 2.75달러로 잡았다.

현재 갤런당 6달러를 훌쩍 넘기는 지속가능항공연료(Sustainable Aviation Fuel, SAF) 가격을 일반 항공연료 수준으로 낮추는 목표인 셈이다.

장비를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는 마침 근처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비행기 이륙 장면이 보였다.

시카고가 위치한 일리노이 주에서는 공항과 관련해 연간 955억 달러(약 131조 2000억원), 일자리 50만개가 달린 경제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후세인 디렉터는 떠오르는 비행기를 가리키며 “여기서 만든 연료를 저기에 넣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델타와 사우스웨스트 등 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2030년까지 전체 항공 연료 10%를 SAF로 대체하는 구상을 세운 상태다.

하늘을 올려다보고 '체감 가능한' 탄소 활용 방안을 그리는 GTI 연구자들과, 아직 내다버릴 곳을 찾기 위해 바다 밑으로 고개 숙이는 한국 상황이 대비되는 순간이었다.

<본 기사는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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