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트] 새해 외교안보 분야 화두와 과제

2024-01-03 07:56:10 댓글 0
▲이강국 전 중국 시안 주재 총영사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으면서 윤석열 정부 집권 3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윤 정부는 한미동맹 강화를 통해 확장억제에 관한 ‘워싱턴 선언’(Washington Declaration)을 도출하며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체제를 구축하고, 일제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면서 냉담을 넘어 거의 단절에 가깝게 악화된 채 방치된 상태의 한일관계를 회복시켰다. 그리고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한미일 3국간 안보·경제를 망라한 포괄적이고 다층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NATO)정상회의 등 국제회의에 활발히 참석하며 다자외교의 외연을 확장했으며 자칭 ‘1호 영업사원’으로 공을 들인 세일즈외교 성과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지난 1년여 동안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로 대표되는 중동 ‘빅 3’에서 거둔 체결한 계약 및 MOU 사업 성과가 792억달러(107조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새해에는 윤석열 정부가 직면할 도전과 리스크 또한 만만치 않다. 윤 정부는 올해 중점적으로 회자될 세 가지 화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선거 이슈이다. 올 한해 동안 미국, 영국, 인도 등 70여 국가에서 20억명이 참가하는 선거가 진행된다. 오는 13일 미중 관계와 동북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만 총통 선거를 필두로, 3월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한 당사자인 러시아에서 대선이 치러지고, 6월엔 유럽의회 선거가 실시된다. 11월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미중 전략 경쟁과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경쟁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당선된다면 동맹 경시 경향이 다시 표출돼,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와의 네트워크를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은 크게 수정될 수 밖에 없고 한미일 협력 유인도 약화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4월에 중요한 국회의원 총선거가 실시된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북한의 개입 가능성을 주시하고 경계해야 한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8일 김정은이 측근들에게 남한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며 북한이 한국 총선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연초 군사·사이버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물샐 틈 없는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는 세계 공급망 문제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은 첨단 반도체, AI, 양자 등 하이테크 기술 분야 중심으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에 나서자 중국은 갈륨·게르마늄,흑연 등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통제로 맞섰다. 미국은 화웨이가 시장에 5~7㎚(나노미터)급 프로세서를 내놓자 추가 반도체 제재에 착수해 주요산업분야의 ‘레거시 반도체’(legacy chips)로 불리는 범용 반도체 현황 조사에 나섰다. 이에 중국도 희토류 가공 기술 수출금지로 대응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무역의존도가 80%에 육박한다. 경제와 안보가 긴밀하게 연계돼 있는 상황에서 공급망 이슈는 기업 혼자의 힘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민관이 협력해 갈수록 심각해지는 세계 공급망 리스크를 다각적이고 선제적으로 풀어가야 한다.

셋째는 지정학적 화두다. 2022년 2월에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고,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도 종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미중 간 긴장과 갈등의 영향으로 대만해협 파고는 높아만 가고 있다. 아울러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강화되는 양상을 보이며 북한 핵문제 해결은 요원해지고 있다. 유엔 안보리가 지난해 12월 19일(현지시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성과가 없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이런 ‘빈손 회의’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미중간 대립과 관계 악화에 기인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형성된 신 냉전구도가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북한은 이런 정세변화에 편승해 포탄을 제공하며 러시아와 관계 강화를 도모하고, 중국과의 연대에 주력하면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기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진영 간 대결보다 미국 견제에 주력하는 중국은 러북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군사밀착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한국으로서는 한중관계 회복과 발전을 통해 문제를 풀어갈 필요가 있다. 마침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한미 동맹 못지않게 한중 관계도 중요한 관계라며 조화롭게 양자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윤 정부가 한미·한일·한미일 관계 강화와 NATO 정상회의 참석 등을 통해 전통적 협력관계 복원과 강화, 외교 외연 확대에 중점을 뒀다면 올해에는 안정적 관리에 외교 역량을 모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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