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테크 활성화를 위해 기술 개발을 넘어 실증과 상용화, 시장 창출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기업이 탄소 감축 기술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초기 위험을 분담하고 저탄소 제품의 수요를 만들어야 한다."
21일 에너지경제신문과 국가녹색기술연구소가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FKI)타워에서 공동 개최한 '대한민국 녹색전환(GX) 기후경영 포럼 2026' 패널토론에서 이 같은 의견이 제시됐다.

좌장을 맡은 박호철 국가녹색기술연구소 본부장은 기후테크가 실제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기술개발 노력뿐 아니라 정부와 공공기관, 산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생태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기후테크 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개별 기업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정부와 관련 공공기관, 협회 등이 함께 기후테크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조속히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출권·정책금융 연계…기후테크 '사업화 장벽' 낮춰야
김호철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기후감축정책국장은 기후테크가 실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배출권거래제와 국제감축을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국장은 “기후테크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후가치평가를 통과한 기술은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으로 빠르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신속 경로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기후테크 기업의 사업 기회를 확대하는 동시에 배출권 외부사업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후테크 기업의 해외 진출과 국제감축 사업을 연계해 해외에서 발생한 감축실적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에 활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그린에너지센터장은 기후테크 정책의 무게중심을 연구개발(R&D) 투자 규모에서 실제 사업화 성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의 한국형 녹색전환(KGX) 전략이 단기 지원책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장기 투자를 뒷받침하는 산업정책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봤다.
김 센터장은 “기후테크를 단순한 환경기술이 아니라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성장산업으로 보고 KGX를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산업정책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R&D 예산 규모보다 개발된 기술이 실제 공장에 얼마나 설치돼 매출과 탄소감축으로 이어졌는지를 정책 성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첫 상업설비 단계에서는 정부가 실증자금·정책금융·보증 등을 통해 위험을 분담하고, 기술 개발 초기부터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이 함께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며 “저탄소 제품의 공공조달 등 시장 창출과 규제·인허가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이 장기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KGX가 중장기 로드맵과 안정적인 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철강·시멘트 탄소감축 비용 부담…“저탄소 시장 만들어야"
시멘트와 철강 등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업종에서는 기술개발 못지않게 대규모 설비투자와 저탄소 제품의 시장 확보가 핵심 과제로 꼽혔다.
김의철 한국시멘트협회 상무는 “시멘트 업계는 유연탄을 폐합성수지·바이오매스·수소 등 친환경 연료로 대체하고 AI 기반 공정 최적화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며 “천연자원 대신 순환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온실가스를 줄이고 시멘트의 탄소집약도를 낮추는 기술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R&D 중심의 지원을 실증과 상용화, 스케일업까지 확대하고 기존 시멘트 공장을 기후테크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저탄소 제품의 공공조달을 활성화하고 기업이 개별적으로 준비하기 어려운 탄소포집·저장(CCS)는 국가 차원의 인프라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정임 한국철강협회 실장은 “수소환원제철은 아직 기초기술 개발을 거쳐 실증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으로, 30만톤 규모 실증설비를 거쳐 250만톤 규모 상용설비가 나오는 것은 2037년께로 예상된다"며 “현재 고로사들이 전기로를 함께 가동해 온실가스 집약도를 낮추고 있지만 고로보다 원가가 높고 고철의 불순물 제어 문제로 고품질 철강재 생산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줄여도 소비자가 받는 제품의 성능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저탄소 제품에 대한 추가 지불 의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높아진 생산비용을 보전하기 위한 탄소차액계약제도(CCfD)와 함께 저탄소 철강을 태양광·풍력 등 정부 사업에서 의무 구매하도록 하는 등 시장을 만들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