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전자, 지역별 전기요금제에 RE100 계약 ‘멈칫’

비수도권 전기요금 인하 전망에 삼성전자 PPA 계약 재검토
전력비 하락 기대에 장기계약 유인 약화…다른 기업도 ‘관망’ 가능성
재생에너지업계 “PPA 수요 위축 우려”…LMP 설명회서 반발 예상
2026.10.21 13:20:09 댓글 0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이행을 위해 추진하던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재검토하면서 재생에너지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지역별 전기요금제 연내 도입을 추진하면서 비수도권 전기요금이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기존 PPA 가격의 적정성을 다시 따져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다른 기업들까지 PPA 계약을 미루거나 축소할 경우 재생에너지 수요 기반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1일 재생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에너지 IT 기업인 해줌과 VPP랩을 대상으로 추진하던 RE100 PPA 계약 체결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PPA 입찰을 진행했으며 입찰 가격은 킬로와트시(㎾h)당 185원대, 물량은 사업자별 10메가와트(MW) 규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업들은 태양광 발전사업을 다수 보유하고 이를 한번에 모아 삼성전자와 계약을 추진하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계약 보류 배경 중 하나로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에 따른 전력가격 변화 가능성을 꼽는다. 정부는 전력 생산이 많은 비수도권의 전기요금을 낮춰 전력 다소비 기업의 지방 이전과 투자를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별한계가격제(LMP)를 통해 지역의 전력도매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향후 비수도권에서 한국전력으로부터 공급받는 전력의 소매요금이 낮아질 수 있어 장기간 고정된 가격으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하는 PPA의 경제성을 다시 따져볼 상황에 놓였다. 현재보다 낮은 전기요금을 적용받을 가능성이 있는데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서둘러 장기 PPA 계약을 체결할 유인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최대 전력 소비기업 중 하나인 삼성전자가 PPA 계약을 재검토하면서 다른 RE100 기업들의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역별 전기요금 수준과 도매시장 개편 방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기업들이 신규 PPA 계약을 미루는 관망세가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입장에서는 장기 전력구매 수요 감소로 이어져 신규 사업의 수익성과 투자 판단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택중 한국RE100협의체 의장은 “지역의 전력가격이 낮아지면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 PPA를 체결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며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이 기업의 RE100 조달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지역별 전기요금제의 방향을 보다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들이 향후 전력비용을 예측하기 어려워 PPA 등 장기 계약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재생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지역별요금제 인하에 따른 한전의 적자를 완화하기 위해 도매가격을 조정하는 것은 고육지책이다. 지역별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정작 수도권 요금은 높이지 않고 비수도권 요금만 낮추겠다고 하고 있다"며 “전력가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업들도 장기 PPA 계약을 서두르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의 반발은 LMP 논의 과정에서 본격화할 전망이다. 전력거래소는 오는 22~23일 전남 나주에서 전력시장 참여자를 대상으로 LMP 관련 사업자 설명회를 열고 제도 도입 취지와 주요 내용을 설명한 뒤 업계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재생에너지 업계에서는 LMP가 발전사업자의 수익성을 낮추는 동시에 기업의 PPA 수요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며 제도 설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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