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여름 전국을 덮친 폭염과 열대야가 8월 중순까지도 지속될 전망이다. 한반도를 덮은 이중 고기압의 영향으로 더위가 기세를 부리면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는 폭염과 가뭄이 서로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복합 재해' 양상이 심화하고 있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 상공에 고기압 영향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무더위와 열대야가 이어지겠다.
이번 폭염의 원인은 대기 상·하층을 한 번에 막아선 '이중 고기압'에 있다. 고도 10km 안팎의 상층에는 고온건조한 티베트 고기압이, 하층에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두껍게 덮으면서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열돔' 현상이 유지되고 있다.
이로 인해 8월 중순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60%에 달하며, 8월 하순과 9월 초순까지도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할 가능성이 높게 관측됐다. 기상청은 “한반도 상공을 지배하는 고기압 세력이 견고해 언제 폭염의 기세가 완연히 꺾일지 확신하기 어렵다"며 온열질환 등 폭염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이러한 무더위는 남부지방의 가뭄을 가중시키며 피해를 키우고 있다. 최근 6개월 전국 누적 강수량은 601.6㎜로 평년의 80.1% 수준에 그친 가운데, 전라권과 경상권을 중심으로 전국 25개 시군이 가뭄 경계·주의 단계에 들어선 상황이다. 이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댐 비축량을 늘리고 비상용수 공급시설을 가동하는 등 비상 가뭄 대책을 시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무더위와 가뭄을 단일 재해가 아닌, 서로 영향을 주며 피해를 키우는 '복합 재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현재 남부지방의 가뭄은 폭염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대표적인 '가뭄-폭염 복합재해'"라며 “가뭄으로 달구어진 지면의 열이 폭염을 강화하고, 강해진 폭염이 다시 지면 토양 수분을 고갈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지며 재해의 강도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 교수는 이어 “2010년대 이후 국내에서 이러한 복합재해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기후변화로 인해 무강수 기간이 길어지는 동시에 짧고 강한 집중호우가 반복되는 강수 패턴 변화가 고착화되고 있는 만큼, 과거 기후 평균값이 아닌 변화하는 기후 특성에 맞춘 중장기 재해 완화 정책과 복합 재해 위험 경보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주말인 오는 8~9일에는 동풍이 태백산맥과 충돌하며 동해안을 중심으로 호우특보 수준의 많은 비(시간당 최대 30~50mm)가 내릴 전망이다. 가뭄 피해를 입고 있는 남부 지역에는 아직 당분간 뚜렷한 비소식은 없다.
동풍이 지속됨에 따라 주말 사이 전 해상으로 풍랑특보가 확대되고 해안가에는 높은 너울성 파도가 밀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제13호 태풍 '돌핀'은 오는 10일경 중국 상하이 남쪽에 상륙할 것으로 보여 국내 직접 영향은 없겠으나, 소멸 이후 동아시아 기압계가 재배치되며 날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