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트] 유럽의 확장 발트 연안, 한국에겐 기회의 땅

김봉철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HUFS-Jean Monnet EU센터 공동소장
2024-03-05 08:17:45 댓글 0
▲김봉철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HUFS-Jean Monnet EU센터 공동소장


유럽 스칸디나비아의 스웨덴과 핀란드, 그리고 독일과 폴란드가 접하고 있는 바다인 발트해는 동쪽으로 세 개의 작은 유럽 국가(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러시아까지 연결된다. '발트3국'이라고 하면 발트해에 접한 이 작은 유럽 국가들을 의미한다. 이들은 유럽의 중세 시대부터 이 바다를 무대로 상공업과 무역으로 한자동맹과 길드를 구성하며 번영을 누렸다. 그러나 이러한 점은 오히려 외부의 적들이 침략하고 지배하게 만들기도 하여, 발트3국은 천년 가까이 인접 국가들에 정복당하는 아픈 역사도 있다. 이 지역 곳곳에서 중세 튜턴기사단부터 북유럽과 독일, 러시아와 구소련 등의 침략자들이 만든 승리와 정복의 상징물을 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들은 구소련의 일부로 편입되었는데, 특히 스탈린의 공포정치가 극단으로 치닫고 냉전이 지속되었던 시기에 많은 이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죽음을 맞이하거나 시베리아까지 강제 유배형을 당하기도 했다.

발트3국은 독립 이후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경제통합을 기반으로 하는 유럽연합(EU), 그리고 북미와 유럽의 안보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며 빠르게 '탈 러시아' 또는 '친 유럽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각국의 관공서와 교육기관 등에서 EU의 상징과 회원국의 깃발이 자주 눈에 들어오고, EU와 NATO 관련 기관들과 사무소가 많다. 특히 서유럽 국가들의 통합에서 비롯된 EU가 확장을 거듭하며 냉전의 종결과 함께 중동부까지 미치게 된 시기에 발트3국이 EU에 가입했다는 점은 여러 의미가 있다.

새롭게 들어선 건물과 구소련 건물들을 리모델링한 건축물에는 EU의 지원에 의한 것임을 나타내는 표시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EU는 확장의 한 축이 된 발트지역에 여러 지원을 통해 '유럽식' 기준을 심으려고 노력했다. EU의 다양한 경제적 지원은 이 국가들이 구소련 시절에서 벗어나 자본주의 경제질서에 빠르게 적응하고 스스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됐는 데 비교적 빠르게 유럽 공용화폐를 사용하는 유로존(Euro-Zone)에 편입될 수 있었던 것도 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EU의 지원은 단순한 생산 경제 분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사회, 문화, 법, 정책, 교육, 관광 등 다양한 범위로 확장됐다. 그러한 영향이 발트국가의 새로운 산업 분야 발굴과 혁신의 가능성을 열었다. 발트3국은 상대적으로 유럽의 주요 생산 및 소비시장과는 거리가 멀고 지리적인 이점을 활용할 수 없다는 단점을 인식하고 새로운 분야에서 활로를 찾았던 것이다. 그리고 혁신적이고 빠른 정부의 지원이 디지털 관련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빠르게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스타트업(Start-up) 기업이 스카이프(Skype)와 같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확대한다. 최근 이들의 경제적 발전이 전통적인 농업이나 상품의 제조업보다는 레이저와 디지털 관련 분야 등 새로운 산업군에서 선전하면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이러한 경제적 발전이 발트의 친 유럽화와 현재 전쟁 상황에서 반 러시아 정책을 두드러지게 했다는 점도 이해해야 한다. 이런 점들을 연결하면, 러시아와 직접 국경을 마주하고 구소련의 기억이 생생한 이곳 사람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가깝게 느낄 것이라고 짐작을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전쟁을 피해 우크라이나에서 피난한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으며, 여전히 사회에 러시아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으로 인하여 반 러시아 감정이 반영된 사건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직후부터 디지털화를 추진한 에스토니아의 탈린에 나토의 사이버 방위센터가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빠르게 디지털 사회로 전환하고 많은 혁신기업을 유치하면서 새로운 산업을 발굴하려는 발트3국의 정책은 상공업과 무역으로 번영하던 과거의 전통 위에서 자본주의를 통해 단점을 극복해 이익을 창출하면서도 '새로운 의미의 안전'을 찾으려는 노력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유럽의 확장과 반발이 충돌하는 지역인 발트해와 이곳의 각국 정부는 이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의 상황에도 관심이 많은데, 그들이 새로운 경제발전 모델을 발견해 성공했다는 점은 한편으로 한국과의 기술적 협력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국의 기술력과 발트3국의 기술력이 조화를 이루며 협력하는 것은 전쟁 이후 국제경제의 안정화 노력 과정에서 새로운 글로벌 순환 경제 모델이 될 수 있다.

김봉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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