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가꾸기가 소나무 산불 키웠나 …“활엽수 하층 제거 탓일 수도”

부산대 홍석환 교수 등 국제 저널 논문
지난해 경북 산불 피해지 1050곳 분석
숲가꾸기 침엽수림 54% 수관화 발생
하층 활엽수 수관 불 확산 억제 가능성
2026.10.20 13:40:29 댓글 0
지난해 3월 25일 대형 산불로 경북 의성군 단촌면 하화1리 마을 주택에도 화재가 발생했고, 짙은 연기나 번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나무의 생장을 돕고 송이버섯 생산을 늘리기 위해 숲 아래 활엽수를 제거하는 숲가꾸기 작업이 산불 피해를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활엽수 하층 식생이 지표면의 불이 나무 꼭대기로 번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대 조경학과 홍석환 교수 등은 지난해 3월 경북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지의 1050개 조사구를 분석한 결과, 숲가꾸기 흔적이 있는 산림에서 산불 피해가 더 심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산림 생태학 및 관리 (Forest Ecology and Management)'에 공개됐다.


2025년 3월 경북 산불 피해지역. (자료=Forest Ecology and Management, 2026)

◇ 침엽수림 수관화 발생률 11배 차이


연구진은 경북 산불 피해지에서 숲가꾸기 흔적이 있는 조사구 890곳과 흔적이 없는 조사구 160곳을 비교했다. 조사구는 침엽수림 484곳, 활엽수림 280곳, 혼합림 286곳이었다.


산불 피해는 지표화, 수간화, 수관화로 구분했다. 지표화는 낙엽이나 풀 등 지표면의 연료가 타는 불이고, 수간화는 불길이 나무줄기를 타고 번지는 불을 말한다. 수관화는 불이 나무의 가지와 잎이 모인 수관부까지 번져 숲 전체로 빠르게 확산하는 불이다.


분석 결과, 숲가꾸기 흔적이 있는 침엽수림에서는 수관화가 54.2% 발생했지만, 숲가꾸기 흔적이 없는 침엽수림에서는 4.9%에 그쳤다. 반대로 지표화 비율은 각각 4.1%와 41.5%였다. 숲가꾸기 여부에 따라 불이 지표면에 머물렀는지 나무 꼭대기까지 번졌는지가 크게 달랐다.


전체 조사구에서도 숲가꾸기 흔적이 있는 곳은 산불 피해가 더 심각해질 가능성 약 15배 높았다. 다만 이는 다른 조건을 통계적으로 보정한 뒤 확인한 연관성으로, 숲가꾸기가 피해를 직접 키웠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관리 상태 및 산림 유형별 수관화 발생 비율. 오차 막대는 윌슨(Wilson) 95% 신뢰구간을 나타내며, 숫자는 조사구(plot) 수를 의미함. (자료=Forest Ecology and Management, 2026)

◇ 활엽수 하층이 불길 확산 막았을 가능성


연구진은 소나무 아래에서 자라는 참나무류 등 활엽수층에 주목했다. 송이버섯 생산을 위한 숲가꾸기는 소나무와 경쟁하는 활엽수를 제거해 소나무 중심의 숲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활엽수의 잎과 살아 있는 조직은 수분 함량이 높고, 소나무처럼 가연성 수지를 많이 포함하지 않는다. 활엽수층이 지표면과 소나무 수관 사이에 자리 잡으면 지표화가 수관화로 번지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통계 분석에서도 침엽수 비율이 높을수록 수관화 발생 가능성이 커졌고, 활엽수 하층의 피복도가 높을수록 낮아졌다. 조사구 집단 차이를 고려한 모형에서 침엽수가 많은 숲일수록 불길이 나무 꼭대기까지 번지는 수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게 높았다. 침엽수 비율이 1표준편차 증가할 때(침엽수 비율이 평균적인 변동 폭만큼 높아졌을 때) 수관화 발생 위험은 약 5.3배 높아졌다.


반면 활엽수 하층 피복도가 1표준편차 증가하면 수관화 발생 위험은 0.32배로 낮아졌다.


산림 관리가 화재 심각도를 증가시킬 수 있는 두 가지 가설적 경로에 대한 개념도. (자료=Forest Ecology and Management, 2026)

◇ 활엽수림에서도 나무 고사율 높아


숲가꾸기와 피해의 연관성은 활엽수림에서도 관찰됐다. 순수 활엽수림의 평균 수관목 고사율은 숲가꾸기 흔적이 있는 곳에서 16.9%, 흔적이 없는 곳에서 2.7%였다.


연구진은 숲가꾸기로 숲 내부에 햇빛과 바람이 더 많이 들어오면 온도가 높아지고 습도가 낮아져 낙엽 등 지표면 연료가 쉽게 마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경우 수관화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지표화의 강도가 커져 나무 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진은 숲 내부의 온도와 습도, 연료의 수분 함량을 직접 측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미기후 변화가 실제로 피해 차이를 일으켰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 숲가꾸기 방식, 산불 위험과 함께 따져야


연구진은 모든 숲가꾸기를 중단하자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주택과 시설물 주변에서는 연료를 줄이는 관리가 필요할 수 있지만, 제거 수종과 작업 강도, 벌채 부산물 처리 등을 산불 위험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건조한 지역의 침엽수림에서는 불이 쉽게 붙는 중층 침엽수를 제거하는 솎아베기가 산불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계절풍 기후 지역에서는 소나무 아래 활엽수층을 제거하는 작업이 오히려 산불 확산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활엽수 갱신이 진행된 소나무숲에서는 하층 활엽수를 남기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25년 경북 산불 한 건만 분석했고, 숲가꾸기 이력은 공식 작업 기록이 아닌 현장의 벌채 흔적과 그루터기 등을 토대로 분류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숲가꾸기를 하지 않은 조사구가 적고 주왕산국립공원에 집중된 점도 고려해야 한다.



데이터센터

니켈 가격(일)

금 가격

일일국제원유가격

전국 주유소 평균가격

CD금리(91일)

국고채 금리

MICE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