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이틀 동안 최대 40㎝가 넘는 눈이 쌓이면서 나무가 쓰러져 사망자가 발생하고, 도로가 통제돼 아침 출근 대란이 벌어지는 등 도심 마비가 발생했다. 수도권 눈은 이날 밤에 멈출 것으로 예상되지만, 29일에는 충청권과 전라권, 경북권, 제주도에 비 또는 눈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적설을 보면 경기 용인(처인구 백암면) 47.5㎝, 수원 43.0㎝, 군포(금정동) 42.4㎝, 서울 관악구 41.2㎝, 경기 안양(만안구) 40.7㎝ 등 경기남부와 서울 남부권을 중심으로 곳곳에 성인 무릎 높이만큼의 눈이 쌓였다.
수원은 11월뿐 아니라 겨울을 통틀어 1964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지금이 가장 많은 눈이 쌓인 상태다. 수원은 전날 이미 30㎝가량 눈이 쌓인 상태에서 밤사이 눈이 더 쏟아지면서 적설이 40㎝를 넘겼다.
서울 지역 적설량 기준인 종로구 서울기상관측소에서 측정한 적설은 오전 8시 현재 28.6㎝이다. 이는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후 가장 많은 11월 적설량으로 기록됐다.
또한 이 정도 적설량은 겨울을 통틀어서도 3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역대 서울 적설량은 △1922년 3월 24일 31.0㎝ △1969년 1월 31일 30.0㎝ △1969년 2월 1일 28.6㎝로 3위 기록 수준이다.
강원에서는 평창(대화면) 30.30㎝, 원주 치악산 27.8㎝, 횡성(청일면) 25.7㎝ 등의 적설을 기록했다.
충청 적설은 진천(국가기상위성센터) 39.1㎝, 음성(금왕읍) 23.9㎝ 등이다.
호남은 진안 24.2㎝, 장수 23.6㎝, 무주 덕유산 22.8㎝ 등으로 집계됐다.
아직 중부지방 대부분과 경북북부에 내려진 대설특보가 해제되지 않았다.
서울·인천·경기북부는 오후 들어, 경기남부와 강원내륙·산지는 밤에 각각 눈이 멎겠다. 내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충청권과 전라권, 경북권, 제주도에 비 또는 눈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갑작스런 폭설로 사상자가 발생하고 교통정체로 출근길이 매우 혼잡해지는 등 비상상황이 속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기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의 단독주택 인근에서 갑자기 나무가 쓰러지면서 집 앞의 눈을 치우던 60대 A씨를 덮쳐 사망했다.
인천시는 염화칼슘 3819t을 도로에 뿌리는 등 제설작업을 벌였으나 쌓인 눈을 모두 치우기엔 부족해 대부분의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했다. 인천시는 초·중·고교 74곳의 등교 시간을 조정했다.
경기도 수원, 군포 등 남부지역에도 폭설로 버스 운행이 중단되는 등 극심한 교통정체가 발생하면서 아침 출근하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경기도는 비상대응 단계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했다.
비행기 결항도 잇따랐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김포공항 등 전국 14개 공항에서 예정된 항공편 가운데 국내선 28편, 국제선 3편 등 31편이 기상 악화를 사유로 취소됐다. 또한 인천국제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기상 악화로 국제선 111편 운항이 취소됐으며, 지연된 항공편은 31편에 이르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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