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 인공 수로에서 지난달 18일 상어 출몰이 확인됐다. 시민들은 이 상어를 두고 북항에서 이름을 따 '부캉이'라고 부른다. 누구나 걸어서 갈 수 있는 도심 수로에서 3m가 넘는 상어를 볼 수 있다는 소식에 추석 연휴 동안 사람이 크게 몰렸다. 관심이 커진 만큼 사실과 다른 이야기도 함께 퍼졌다. 부캉이를 둘러싼 주장 7가지를 확인했다.
① “부캉이 덕분에 북항에 인파가 몰렸다" -- 사실
부산시설공단은 19일부터 공식 집계를 시작했다. 19일부터 27일까지 북항친수공원을 찾은 사람은 56만8800명이다. 이 가운데 48만3000명이 추석 연휴인 24~27일 나흘 동안 다녀갔다. 가장 많았던 날은 26일로 14만명이 찾았다. 이후에도 방문이 이어져 누적 방문객은 100만 명을 돌파했다. 부산시는 시민 의견을 물은 뒤 부캉이를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했다.
② “부캉이는 멸종위기 상어이고, 수로가 좁아서 못 나가고 있다" -- 대체로 사실이지만, 못 나가는 이유는 아직 분명하지 않음
국립수산과학원은 부캉이를 몸길이 약 3~3.5m의 무태상어(학명 Carcharhinus brachyurus)로 추정한다. 무태상어는 흉상어과에 속한다. 2022년 열린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제19차 당사국총회에서 흉상어과 상어를 부속서 II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은 2023년 11월 25일부터 효력이 생겼다. 부속서 II에 오른 종은 국제거래를 할 때 허가를 받아야 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은 2020년 평가에서 무태상어를 취약(VU) 등급으로 분류했다. 야생에서 절멸할 위험이 높다는 뜻이다. 무태상어는 국내에서는 주로 동해와 제주 연안에 산다.
부캉이가 왜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부산시는 “사람이 보기에는 수로에서 바다로 가는 길이 보이지만, 상어는 양쪽 콘크리트 벽에 계속 부딪혀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환성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는 “감각기관이 발달한 상어가 바다와 달리 좁은 수로에 머물면서 방향 감각에 제한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윤 군산대 명예교수는 부캉이가 산속에 갇힌 것과 비슷한 상태라고 봤다.
③ “새끼를 낳아서 수로를 떠나지 못한다" -- 근거 없음
이 소문은 수로에서 길이 1m쯤 되는 물고기를 봤다는 목격담에서 시작됐다. 여기에 '새끼를 지키느라 못 떠난다'는 설명이 붙으면서 SNS에 빠르게 퍼졌다. 부산시설공단은 “큰 상어 한 마리는 계속 목격되지만 별도의 새끼 상어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은 1m 물고기의 종을 판별할 만한 영상도 없고, 그 물고기가 부캉이의 새끼라는 근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크기도 맞지 않는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무태상어 배아의 평균 길이는 61.7㎝이고, 54.3~65.5㎝ 범위에 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가 1m일 가능성은 낮다. 게다가 무태상어는 한 번에 여러 마리를 낳는다. 상어는 새끼를 낳은 뒤 돌보지 않고, 새끼는 태어나자마자 스스로 살아간다. 따라서 '새끼를 지키느라 떠나지 못한다'는 설명은 상어의 습성과도 맞지 않는다.
④ “사람을 공격할 수 있는 상어다" -- 사실, 다만 과장할 일은 아님
미국 플로리다자연사박물관이 운영하는 국제상어공격파일(ISAF)에는 사람이 먼저 자극하지 않았는데 무태상어가 사람을 공격한 사례가 16건 기록돼 있다. 이 가운데 1건은 사망 사고였다. 박물관은 무태상어를 '사람에게 잠재적으로 위험한 종'으로 분류한다. 비교하면, 같은 기록에서 황소상어의 공격 사례는 119건이고 사망 사고는 26건이다.
수로 밖에서 구경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사람들의 행동이다. 23일 아침에는 상어를 향해 죽은 우럭과 냉동 생선을 던지는 모습이 목격됐다. 생닭을 던진 사례도 있었다. 촬영하다 휴대전화를 물에 빠뜨린 한 남성은 난간을 넘어 수로에 들어갔다. 그가 휴대전화를 건져 나온 직후, 가까운 수면에 상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⑤ “바다 상어가 민물 수로에서 버티고 있다" -- 사실 아님
이 주장은 전제부터 틀렸다. 북항친수공원 수로는 강물이 흘러드는 하천이 아니다. 북항 재개발 과정에서 만든 인공 경관수로로, 바다와 이어져 있어 밀물과 썰물이 드나든다. 길이는 약 1.5㎞, 폭은 30~60m다. 수심은 조석에 따라 2.5~4m 사이에서 바뀐다.
플로리다자연사박물관에 따르면 무태상어는 얕은 만이나 하구까지 들어오는 연안성 상어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 민물에서 오래 사는 상어는 황소상어처럼 극히 일부 종뿐이다. 부캉이가 이곳에서 지낼 수 있는 것은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수로가 바다와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⑥ “굶고 있으니 먹이를 줘야 한다" -- 먹이는 답이 아님
수로에는 숭어처럼 상어가 먹을 만한 물고기가 산다. 그러나 부캉이가 들어온 뒤 먹이를 먹는 모습은 한 번도 관찰되지 않았다. 지환성 연구사는 “먹이활동을 하면 수면 위로 물보라가 일어나는 등 분명히 포착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당장 위험한 상황은 아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대형 상어는 한동안 먹이를 먹지 않아도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캉이의 헤엄과 호흡에도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게다가 최윤 교수에 따르면 야생 무태상어는 물고기를 잡아먹고, 사람이 던져주는 음식은 잘 먹지 않는다.
문제는 사는 곳이다. 무태상어는 수심 100m 안팎의 연안에서 먹이를 사냥한다. 지 연구사는 “그런 야생동물이 좁은 수로에서 오래 사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부캉이에게 필요한 것은 먹이가 아니라 바다로 돌아가는 일이다. 관계 당국은 29일 해경 선박의 워터펌프로 물줄기와 소음을 일으켜 부캉이를 바다 쪽으로 내보내려 했다. 부캉이는 배를 피해 수로 안쪽으로 되돌아왔다. 당국은 10월 2일께 폭 50m 안팎의 그물로 수로를 좁혀 가며 다시 바다로 내보낼 계획이다.
⑦ “부캉이는 기후변화의 신호다" -- 큰 흐름은 맞지만, 부캉이 한 마리의 원인은 따로 봐야 함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1~8월 동해안에서 확인된 대형 상어는 73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9건의 약 2.5배다. 우리나라 연근해 표층 수온은 1968년부터 지난해까지 1.6도 올랐다. 전 지구 평균 상승 폭의 두 배가 넘는다. 김맹진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는 “동해 수온이 오르면서 난류성 어종의 분포 범위가 넓어졌고, 대형 상어 출현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무태상어는 고등어와 방어 같은 물고기를 먹는다.
다만 상어가 늘고 있다는 추세와, 부캉이가 왜 북항 수로에 들어왔는지는 따로 봐야 한다. 지금은 부캉이가 먹이를 쫓아 수로에 들어왔다가 길을 잃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있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