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인 지난 5월 1일, 낮 한때 국내 전력 생산에서 태양광 발전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원전까지 포함한 무탄소 발전 비중은 85.6%를 기록했다.
다만 전력당국과 전문가들은 이를 구조적 변화로 보기보다는 시간대별 수요·공급 특성이 맞물린 '일시적 현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6일 전력거래소 계통운영 자료에 따르면 1일 낮 12시 25분경 태양광 발전 출력은 약 28.95GW로 전체 발전량의 50.1%를 차지했다. 태양광 발전 비중이 절반을 넘기는 역대 처음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단일 발전원이 전력 생산의 절반을 넘어선 것도 이례적인 수준이다.
같은 시간 원전은 17.8GW(30.8%), 석탄은 5.7GW(9.8%), 가스는 6.7GW(11.6%) 수준에 머물렀다. 이때 풍력과 수력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비중은 51%였으며, 원전을 포함한 무탄소 전원 비중은 무려 84.6%를 기록했다.
가스발전량은 새벽 시간대 약 20GW 수준에서 정오에는 태양광 발전에 밀려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석탄발전량 역시 새벽 13.8GW에서 정오에는 5.7GW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태양광 출력이 증가할수록 화력발전 가동이 줄어드는 전형적인 '덕커브(Duck Curve)'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하루 종일 이어지지 않는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 오후 6시 이후에는 태양광 출력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전력믹스는 다시 기존 구조로 돌아간다. 19시 35분경 가스발전량은 다시 19GW 수준으로 급증했고, 석탄발전량도 10GW로 늘어났다.
태양광 발전 비중 50% 돌파는 하루 중 특정 시간대에 나타난 순간적인 수치일 뿐, 전체 전력구조가 변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국내 연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아직 1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태양광 비중이 대폭 늘어난 데에는 전력 수요가 크게 감소하는 '휴일 효과'도 작용했다.
산업용 전력 수요가 줄어 전체 전력 수요가 낮아진 상황에서 태양광 발전량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상대적인 비중이 급격히 상승한 것이다. 즉 공급 증가라기보다 수요 감소가 맞물리며 비중이 확대된 측면이 큰 것이다. 어린이날이었던 5일에도 낮 시간 태양광 발전 비중이 최고 49.9%를 기록하는 등 비슷한 패턴이 재현됐다.
특히 봄철은 일사량이 늘어나는 반면 냉난방 수요는 많지 않아 재생에너지 비중이 연중 가장 높게 나타나는 시기로 꼽힌다.
이번 사례는 재생에너지 확대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냈다는 평가다. 태양광 발전만으로도 특정 시간대 전력의 절반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은 기술적·설비적 성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시간대별 출력 편차와 간헐성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낮에는 전력이 남고, 해가 지면 다시 화석연료 발전 의존도가 높아지는 구조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번 연휴처럼 낮 시간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출력이 급증하면 전력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른 발전원의 출력을 줄이는 '출력제어(디스패치 조정)'가 불가피하다. 전력은 저장이 어려워 수요와 공급을 실시간으로 일치시켜야 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가 늘어날수록 상대적으로 조정이 용이한 LNG 등 가스발전이 우선적으로 감발되고, 경우에 따라 석탄·원전까지 출력이 제한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전기의 잦은 기동·정지와 저부하 운전이 늘어나 설비 효율이 떨어지고 비용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특히 출력조정이 어려운 원전, 석탄은 경제성 저하와 설비 안정성 부담이 커지고, 반대로 재생에너지가 과잉일 경우에는 발전 자체를 제한하는 '재생에너지 출력제한'까지 발생한다.
결국 재생에너지 확대는 필연적으로 계통 유연성 확보 비용을 수반하며, 이를 보완할 저장장치(ESS)와 계통 투자 없이는 시장 왜곡과 공급 안정성 문제가 동시에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전력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보다 언제, 어떻게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가 더 중요한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며 “ESS, 계통 보강, 백업전원 역할 재정립 등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