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UN)은 2025년을 국제 '빙하 보존의 해'로 선포했다. 2022년 12월 유엔 총회는 2025년을 국제 빙하 보존의 해로 선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올해부터 매년 3월 21일을 '세계 빙하의 날'로 정해 기념한다. 국제기구가 빙하 보존을 위한 실질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다.
빙하의 날을 정해 기념함으로써 기후시스템과 수문 순환에서 빙하, 눈, 얼음의 중요한 역할과 지구 빙권이 처한 변화의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영향에 대한 세계적 인식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9일 UN 등 환경분야에 따르면 빙권의 변화는 지구 온난화의 상징이 됐으며, 현재 기후 변화의 주요 지표를 제공한다. 이러한 변화는 수자원 가용성에 영향을 미치고 전 세계의 지역 사회와 생계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빙권이란 지구나 해양 표면 위와 아래가 모두 눈·얼음 및 영구동토층으로 구성돼 있는 기후시스템의 한 요소를 말한다. 평균적으로 지표 면적의 5%를 덮고 있다.
상류 산악 지역에서는 얼음과 눈의 불안정화로 인해 홍수, 산사태 및 눈사태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하류의 빙하가 공급하는 수원은 계절적 물 부족을 겪을 수 있으며 농업 및 식수 공급, 수력 발전에 영향을 미친다. 해안 지역 사회도 주로 빙하가 녹아 발생하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
국제 빙권 기후 이니셔티브의 별도 보고서인 '빙하의 상태 2024: 잃어버린 얼음, 전 세계적 피해'에서는 빙상이 녹고, 빙하가 사라지고, 영구동토층이 녹는 것이 결합돼 전 세계적으로 급격하고 돌이킬 수 없으며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보고서는 그린란드와 남극대륙 빙상이 녹는 등의 요인으로 인해 두 극지방의 중요한 해류가 느려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로 인해 훨씬 더 추운 북유럽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미국 동부 해안을 따라 해수면이 더욱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1개국의 과학자 97명의 의견을 담고 있는 '북극 보고서'에서도 기후변화로 위기를 겪고 있는 북극의 실상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0)에 따르면 북극 보고서에서는 북극을 '새로운 체제'로 규정하며, 10년 또는 20년 전과 비교해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 지역 사회 및 야생 동물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히고 있다.
보고서는 △2023년 10월부터 2024년 9월까지 북극의 연간 표면 기온은 1900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음 △지난 9년은 북극에서 기록상 가장 따뜻 △2024년 북극 여름은 기록상 가장 비가 많이 내림 △북극 강수량은 1950년부터 2024년까지 지속 증가 등을 우려했다.
또한 북극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지역 중 하나로, 지난 반세기 동안 지구 평균의 3배가량 더 따뜻해져서 환경, 생물 다양성, 지역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변화는 북극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영구동토층의 온난화 추세 가속화와 해빙 축소에 따른 해수면 상승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유럽연합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와 미국 국립 눈·얼음 데이터센터에 따르면, 남극 해빙 범위가 지난해 11월에 월 평균보다 10% 낮아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이러한 역대 최대 규모의 부정적인 이상 현상은 계속 관찰됐다.
온난화의 가속화로 인해 북미 영구동토층 지역에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산불이 지속 증가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WMO의 '2023년 세계 수자원 현황'과 '2024년 기후 현황 업데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에 전 세계 빙하가 총 600기가톤 이상의 물을 잃었다. 600기가톤의 물은 전 세계 연간 물 소비량의 약 13% 수준인데, 이는 거의 50년간의 측정에서 가장 큰 손실에 해당한다.
WMO 측은 “얼음으로 저장된 물의 장기적 감소는 사람과 생태계의 미래 수자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며 “빙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WMO와 유네스코(UNESCO)는 2025년 국제 빙하 보존의 해 시행을 촉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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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