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재난의 경제학

2024.06.18 11:31 댓글 0
▲김정인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벌써부터 폭염이다. 2018년인가? 한국은 사상 최악의 폭염을 경험한바 있는데 약 160명 정도의 인명 손실이 있었다. 사상 최악의 폭염은 2003년에 유럽에서 발생한 것으로 사망자만 5만에서 7 만명이라고 한다. 올해 태국이나 인도는 체감온도가 50도를 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심각한 것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런 일이 국내ㅔ외적으로 발생한다는 게 문제다.

최근 모 경제지를 보면 섭씨 1도 오르면 세계 GDP가 최대 12%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고 한다. 하바드 대학과 노스웨스턴 대학 교수가 참여하여 전미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인데 “가후변화 거시경제 영향"이라는 논문이다. 기존 분석과 다른 점은 전 지구를 대상으로 120년 동안 173개국에서 나타난 온도와 풍속 및 강수 등의 종합적인 데이터를 근거하여 지구온도가 1도 상승하면 영향은 6년 뒤에 나타나고 이런 현상이 10년이상 지속된다는 것이다. 기존 연구에는 1 - 3 퍼센트 정도 총생산의 영향을 받는다고 하였는데 6배나 많으니 충격적이다. 미국 델라웨어 대학은 23년에만 세계 GDP의 1.8%가 감소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동남아 지역은 무려 14.1%, 남아프리카도 11.2% 감소했다는 것이다.

많은 기관에서 기상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발표하고 있는데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막대하다. 뉴질랜드 은행과 빅토리아대의 세계 재난통계를 보면 2000년부터 2019년 의 20년 동안 피해액은 연간 192조 5,600억 원이고 총액은 3,860조원 정도이며 피해자는 12억명 정도라는 것이다. 이를 시간당 피해액으로 보면 무려 215억원이다.

세계기상기구는 1970년대 이후 피해액이 7배 증가하였다고 한다. 유엔 재난위험경감국은 2030년까지 3700 만명에서 최대 1억700만명이 극심한 빈곤에 처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최대 재보험사인 스위스 재보험사 의 23년 보고서를 보면 자연재해 피해 보상에 보험사와 재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 액수는 총 1,080억 달러인데 이는 최근 5년 평균(2018 - 2022년)인 1,050억 달러보다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피해액이 장기적으로 5내지 7퍼센트 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니 재난에 대한 대비가 실로 중요한 문제다. 이런 이유로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협상에서 2022년 두바이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손실과 피해 기금 조성에 유래없이 빠른 속도로 합의한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본다. 일단 합의한 것은 약 1조 정도 기금을 만들고 추후에 더 햡상힐 것으로 보인다. 이미 독일, 아랍에미레이트는 1300억, 영국 985억, 미국 230억, 일본 130억 지불을 약속했으나 한국의 지원은 아직 없다.

한편 경제학자들의 관심도 매우 높아지고 있다. 물가 당국은 기후변화로 인해서 가격변동이 높아지고, 생산성이나 고용에도 영향을 주어 결국 물가안정에 악 영향을 미치게 되며 이는 금리에도 영향을 준다고 보고있다. 모건 스탠리는 질병발생 증가, 자연재해 증가 등이 노동력과 자본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세계경제의 성장을 둔화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이유로 최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후변화를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본다.

이제 기후변화 문제를 보는 시각은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자연현상의 변화만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과 경제를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흔히 들어왔던 지구의 역습이니 기후의 역습이니 정도에서 멈출 것이 아니다. 인류에 대한 절체 절명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인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헤서 생산하고 친환경 기업경영하고 에너지 전환한다고 해도 재난은 단 한번으로 많은 것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경험을 우리는무수히 많이 보아왔다. 그러니 사회의 모든 주체들은 경각심을 갖고 조속히 모든 노력을 다하여 기후변화를 바꾸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이다.

김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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