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열에너지 분야의 탈탄소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조용성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전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
2024-05-22 10:53:00 댓글 0
▲조용성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어떤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을까? 우선 전기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전기는 아주 중요한 에너지로서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계된 다양한 전자제품들을 작동시키며, 밤에는 빛이 되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준다. 전기 다음으로는 우리에게 편리한 이동수단이 되어주는 자동차의 연료, 휘발유, 경유 그리고 LPG가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전기와 수송연료는 과연 우리 삶에 필요한 에너지 중 얼마를 차지하고 있을까?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전기와 수송연료의 비중은 절반에 그친다. 그렇다면 나머지 절반은 어떤 에너지일까? 그 대답은 취사와 냉・난방으로 대표되는 열에너지이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 세계 최종 에너지소비를 열과 전력, 그리고 수송으로 구분하였을 때, 열은 50%, 수송 30%, 전력 20%로 열에너지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매우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러한 열에너지는 자연생태계에서 직접 얻어지기 보다는 석유, 가스, 석탄과 같은 화석에너지를 이용해서 공급되고 있고, 그 비중은 무려 73%에 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열에너지를 공급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지 않고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이에 유럽을 비롯하여 선진국은 열에너지 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그 정책을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대안들을 마련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 상황일까?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가정・상업・공공부문에서 사용한 최종에너지의 약 78%가 열에너지 용도로 사용되었고, 산업부문에서는 약 55%가 열에너지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0년 기준, 전국 2천만 가구의 약 82%는 석탄 혹은 도시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이용하여 난방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가정 부문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가장 큰 원인은 취사와 난방을 위한 화석에너지의 소비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다른 부문에서도 동일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화석에너지를 이용하여 열에너지를 공급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국가열에너지정책이 수립・시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기대와 다르다.

현재 국가에너지정책에서 열에너지는 “집단에너지"로만 국한되어 있어, 열에너지의 중요성이 평가 절하되어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에너지통계연보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열에너지는 3,068 천toe로 국가 최종에너지 소비량의 단지 1.3%로만 잡히고 있다. 이러한 비현실적인 통계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국가열에너지 통계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한 결과이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점은 지금까지 열에너지는 전력공급 중심의 에너지정책에서 단순히 보조적 역할에 국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우리나라 열에너지정책은 하나의 전략 혹은 계획을 통해 종합적으로 다뤄지기보다는 여러 에너지 계획 속에 일부로 포함되어 부수적 역할에 그쳐 왔다. 올 6월 시행될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 조차도 전력시스템과 전력시장을 중심으로 다뤄지고 있을 뿐 열에너지는 여전히 무관심과 보조적인 위치에 머물러 있다. 이러다 보니 열에너지 공급과 소비 과정에서 얼마만큼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있고, 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줄여나갈지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 있지도 않은 것이 현실이다.

화석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지속가능한 저탄소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열에너지분야의 탈탄소화는 넘어야 할 산이다. 'Better late than never'라는 영어속담이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다.'라는 의미이다. 유럽을 비롯하여 다른 선진국에 비해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열에너지 개념을 '집단에너지'에서 국가 전체 열에너지로 확장하고 국가차원에서의 종합적인 열에너지정책을 수립하여 단계적으로 열에너지 부문의 조속한 탈탄소화를 지향하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조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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