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가격이 점진적으로 회복세에 들어설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부터 사전할당량 축소 및 할당 취소 기준 강화 등으로 배출권 공급량이 점차 줄어들기 때문이다.
26일 배출권 전문기업인 에코아이의 '카본아이 배출권 시장 동향 및 전망 월간보고서 10월호'에 따르면 지난달 KAU24는 톤(t)당 만원 부근에서 거래를 지속했고 전월 대비 2.6% 상승한 99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장내 총 거래량은 총 139만7797톤으로 일평균 7만7655톤을 기록했다.
보고서 저자인 박현신 에코아이 팀장은 하반기 거래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시장조성자를 중심으로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KAU24 가격은 점진적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 팀장은 KAU24 주요 수급 변화 요인으로 올해 사전할당량 축소를 꼽았다. 2024년에 접어들면서 사전할당량은 전년 대비 약 2224만톤 감소한 5억6707만톤으로 축소됐다. 이는 제3차 계획기간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에 따라 2021~2023년 대비 2024~2025년 감축 목표가 한 단계 강화된 결과다.
즉, 기업들이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허용치가 줄었다는 의미다.
특히, 사전할당량 중 전환(발전)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80.9%로 전년 대비 7.7% 감소했다. 전환 부문에 감축 부담이 집중되면서 발전사 중에서도 석탄발전소의 배출권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할당취소량 확대에 따라 배출권 공급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달 4월 공개된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에 따르면 기존에는 할당량 대비 배출량 감소가 50% 이상인 경우에만 할당이 취소됐다. 하지만 개정안에는 할당량 대비 배출량 감소가 15~25%, 25~50%, 50% 이상 감소할 경우 차등 적용해서 할당취소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같이 제도를 개정한 이유는 한 기업이 특정 사유로 공장 가동을 중단해서 배출량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할당취소 기준에 미치지 못해 배출권을 과하게 받는 등 '횡재이익'을 막기 위해서이다.
예컨대 포항제철소 침수로 포스코가 공장 가동을 중단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었다면 그만큼 배출권을 그대로 할당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할당취소량은 3134만톤으로 할당 취소 기준 강화로 내년에는 할당취소량이 더 늘어나 배출권 공급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내년 2월부터는 배출권 시장 참여자가 자산운용사, 기금관리자, 은행, 보험사 등으로 확대돼 배출권 시장의 새로운 수요자로 등장할 예정이다.
보고서는 그럼에도 오는 2025년까지는 배출권 공급과잉 이슈는 지속될 것으로 봤다. 지난해 배출권 정산 결과, 지난해에서 올해로 순이월된 배출권은 6313만톤에 이른다. 배출권 이월 승인 기준이 완화되면서 기업들이 해당연도 부족물량을 해소한 후 다음 연도로 무제한 이월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나타난 결과다.
박 팀장은 “하반기 할당대상업체의 거래 비수기임을 감안할 때 당분간 가격 변동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배출권 가격은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앞으로 톤당 1만원대 회복 이후 1차 저항선은 1만2000원, 2차 저항선은 1만5000원으로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배출권 보고서 시리즈] KAU23, 시장 막판 연중 최고가 기록…“당분간 변동성 없을 것”
2024.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