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체코를 방문해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최종계약을 자신하면서 '원전 10기 수출' 목표까지 달성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2일 정부 및 발전업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프라하에서 체코 대통령과 총리 등 만난 이후 “두코바니 신규 원전의 내년 최종 계약 체결까지 남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관심을 갖고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기업의 두코바니 원전 사업 참여를 계기로 원전 건설을 넘어 공동 연구개발과 인력 양성으로 이어지는 포괄적인 원자력 협력을 제도화해 나가겠다"며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이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미국 원전 업체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관련 분쟁에 대해서도 “한미 양국 정부가 기업 간 우호적인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양국 기업 간 분쟁도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굳건한 한미동맹 기조하에 양국 원자력 협력 필요성에 관해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원전 사업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도 했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의 성공"이라며 “최종 계약이 순조롭게 체결되고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수되도록 체코 정부와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체코 원전 최종계약이 성사된다면 우리나라는 2009년 사상 최초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원전 4기 수출 이후 약 15년만에 원전 수출을 재개하게 된다.
원전 업계에서는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글로벌 원전 시장 침체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글로벌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로 10년 넘게 막혔던 해외 수출이 이번 체코 신규원전 건설을 계기로 다시 활기를 띌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21년 말부터 시작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 이후 원전 시장 분위기는 크게 바뀌었다. 2021년 말 유럽연합(EU)이 원전을 청정에너지(택소노미 포함)로 분류하고, 프랑스·영국 등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신규 원전 건설이 재추진 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올해나 내년안에 폴란드나 UAE에서 추가 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전수산업협회에 따르면 UAE는 추후 몇 개월 이내 신규원전 4기 추가 건설 관련 입찰을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UAE 때도 원전 기술로만 성공한 게 아니라 교육, 군사훈련(국방) 같은 수면 아래 패키지가 깔려있었고 이게 주효했다"며 “대통령의 이번 체코 방문도 그 일환이며 현재 원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다른 국가들에게도 마케팅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다음 수주 유력 후보국인 폴란드 같은 경우도 이런 방법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런 걸 추진하려면 VIP(국가 지도자) 리더십이 있어야 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만큼 정책이나 외교문제는 크게 걱정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2022년 취임 직후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고,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했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은 한전이, 체코·폴란드 등 유럽은 한수원이 원전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추진 중인 원전은 약 100기 100GW(기가와트)에 이른다. 현재 32국에서 가동 중인 440기, 390GW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터키·베트남 등 그동안 원전이 없던30국개국가량이 신규 원전 건설을 계획하고 있고,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20개국 이상도 원전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이 러시아 국영 원전업체인 로사톰 제재에 나서고, 영국이 자국 원전 프로젝트에서 중국 국영기업을 배제한 것도 한국 기업에는 유리한 환경이다. 러시아·중국 업체가 사라진 글로벌 원전 시장이 한국·미국·프랑스 3파전으로 압축될 경우 원전 건설 경험과 가격 경쟁력에서 한국 원전의 강점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체코 원전 우선협상자 선정이 그 방증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네덜란드, 핀란드, 벨기에, 카자흐스탄, 베트남,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과도 원전 수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유럽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도 한국형 원전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에너지 안보 위기가 한국 원전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켜서 탈원전 정책으로 무너진 한국 원전 산업을 부활시키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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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