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한국 플라스틱 재활용률, 알고 보면 허구?…“열적재활용 줄여야”

한국 플라스틱 재활용률 약 73%, 해외 평균 9%보다 8배 높아
해외서 인정 안하는 열적재활용 빼면 27% 수준으로 낮아져
열적재활용 해마다 증가, 탄소감축 도움 안돼…감축 노력 필요
2024.06.25 13:25 댓글 0
▲고형연료(SRF)의 가장 큰 비중의 원료는 폐플라스틱이다. 우리나라는 이 사용을 포함해 폐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을 73%로 계산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탄소 배출을 이유로 이를 재활용에 인정하지 않고 있다. 사진=alseco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70%가 넘는다. 해외 평균 재활용률인 9%보다 월등히 높다. 하지만 여기에는 큰 허수가 있다. 해외에서 인정하지 않는 열 발생 연료로 사용하는 열적재활용량이 상당량 포함돼 있는 것이다. 열적재활용은 탄소 감축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증가세를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한국환경공단 폐자원사업처에 따르면 국내 고형연료제품 사용량은 2020년 418만3186톤 2021년 432만7057톤, 2022년 454만1837톤, 2023년 470만5188톤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고형연료제품은 폐플라스틱, 폐목재 등을 열 생산에 투입되는 연료로 만들기 위해 펠릿 등으로 성형한 제품을 말한다. 고형연료제품에는 폐플라스틱류의 SRF(Solid Refuse Fuel)와 폐목재류의 바이오 SRF가 있다.

SRF와 바이오 SRF 사용량은 모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SRF 사용량은 2020년 170만1465톤에서 2023년 179만7789톤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바이오 SRF는 248만1721톤에서 290만7399톤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SRF는 많은 양의 폐플라스틱을 포함하고 있어 효과적인 플라스틱 재활용 분야로 각광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의 평가는 정반대다. SRF로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시 탄소 배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재활용으로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분위기다.

SRF 제조에는 폐플라스틱, 생활폐기물, 폐섬유, 폐고무, 폐타이어가 사용된다. 이 가운데 폐플라스틱이 가장 많이 들어간다. SRF 제조에 투입된 폐플라스틱 양은 2020년 136만6441톤, 2021년 131만4660톤, 2022년 143만4118톤, 2023년 158만716톤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폐플라스틱 재활용률에서 열적재활용을 제외하면 실제 수치는 뚝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그린피스가 환경부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 자료를 토대로 집계한 국내 폐플라스틱(폐합성수지류) 발생량은 2020년 1081만6000톤, 2021년 1193만2000톤이다. 2021년 기준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73%이다.

202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글로벌 플라스틱 전망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평균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9%이다. 국내 재활용률이 해외 평균보다 무려 8배나 높다.

하지만 여기에서 열적재활용 물량을 제외하고, 해외에서 인정하는 물적재활용 물량만 집계하면 2021년 기준 재활용률은 약 27%로 뚝 떨어진다. 특히 가정 등에서 발생하는 생활계 폐기물 중 폐플라스틱의 물적재활용률은 16.4%로 더 낮아진다.

폐기물의 열적재활용은 소각 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지역 이전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2023년 기준 지자체별 고형연료제품의 원재료 발생량을 보면 경기도가 180만톤으로 가장 많고 이어 서울 52만톤, 인천 40만톤, 부산 39만톤, 광주 36만톤, 대구 28만톤, 충남 23만톤 등이다.

반면, 사용량을 보면 충남이 127만톤으로 가장 많고, 전북 89만톤, 경기 69만톤, 인천 26만톤, 부산 24만톤 등이다. 서울은 고형연료 시설이 하나도 없어 사용량이 제로이다.

고형연료제품의 원재료인 폐플라스틱 등은 쓰레기로 인식되기 때문에 창녕, 나주 등 SRF 시설이 들어서려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결국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전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가운데 열적재활용과 생분해 플라스틱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20년 '고형연료 발전시설 관련 주민수용성 연구'를 통해 탄소중립을 위해 고형연료 사용은 필요하다며 다만 환경적 비용을 최소화하고 자원 재활용 편익을 최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생분해 플라스틱업계 관계자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분야에 생분해를 적극 도입하고, 이와 동시에 수거 체계를 마련하면 플라스틱 문제는 많이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는 “플라스틱의 재활용, 재사용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 자체를 줄여나가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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