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 주인공은 韓 기업...전세계인 心 잡았다

[현장 르포] 삼성·현대차 등 부스 인파 넘쳐...美·中 기업 압도
다양한 볼거리·체험거리 가득···재계 총수도 ‘종횡무진’
2024-01-10 10:48:52 댓글 0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4’가 개막했다. 모빌리티 관련 기업들이 주로 모여 있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웨스트홀이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여헌우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삼성전자 부스에 사람이 몰렸다. 입구가 어디인지 확인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LG전자 전시장 입구에는 ‘LG 시그니처 올레드 T’ 15대가 선보이는 미디어아트를 사진기에 담으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체험 공간을 다수 마련한 SK그룹 부스는 놀이동산을 방불케 했다. 현대자동차 부스에 입장하기 위해 30분 가까이 줄을 서 기다린 이도 있었다. 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4’ 첫날 풍경이다.

◇ 라스베이거스 점령한 韓 기업···관람객 눈길 ‘싹쓸이’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4’가 열리고 있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를 찾았다. 이미 아침부터 분주했다. 호텔 로비가 사람으로 북적였고 도로 사정도 다른 날보다 복잡했다. 목적지가 가까워지면서 교통정체가 극심해졌다. 내부는 그야말로 인산인해(人山人海). 다양한 국적·인종을 지닌 관람객들은 저마다 방식으로 ‘축제’를 즐겼다.

한국 기업들은 입구부터 존재감을 뽐냈다. 메인 행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센트럴홀 초입에는 삼성전와 LG전자가 각각 자리잡았다.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과 부스에 진입하려는 이들이 엮이며 시종일관 사람이 넘쳤다.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4’가 개막했다. 메인 행사장인 센트럴홀 초입에 LG전자 부스가 마련됐다. LG전자는 전시관 입구에 대형 올레드 TV 15대를 설치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잡았다. 사진=여헌우 기자.


LG전자 입구에 위치한 ‘LG 시그니처 올레드 T’ 15대가 특히 눈길을 잡았다. 회사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무선 투명 올레드 TV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내부에서는 각종 가전 제품과 인공지능(AI)이 융합한 미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한 모습이다. 축구장 절반 크기 전시관을 꾸미고 곳곳에 가림막을 활용해 회사의 비전을 소개했다. 사람이 워낙 많아 내용물을 확인하는 데도 시간을 많이 써야할 정도다.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4’가 개막했다. SK그룹은 센트럴홀에 테마파크 형식으로 부스를 조성했다. 사진=여헌우 기자.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4’가 개막했다. SK그룹은 센트럴홀에 테마파크 형식으로 부스를 조성했다. 사진=여헌우 기자.


관람객들은 홀린 듯이 바로 안쪽에 위치한 SK그룹 부스로 향했다. 테마파크 콘셉트로 560평 규모 공간을 마련하다보니 많은 이들이 놀이기구 탑승을 기다리듯 줄을 서 있었다. SK는 기후위기가 사라진 넷제로 세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방문객들과 공유했다. 다만 너무 재미있다보니 회사 본업에 대한 메시지가 다소 흐릿하게 전달되는 느낌을 받았다.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4’가 개막했다. 모빌리티 관련 기업들이 주로 모여 있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웨스트홀 기사 부스가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여헌우 기자.


현대차·기아는 자신들이 알리고자 하는 바를 확실히 전달했다. 현대차는 수소·소프트웨어 등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며 부스 내 입장객 수를 일정 수준 제한했다. 이 때문에 피크 시간대에는 내부를 둘러보기 위해 30분 가량 기다려야 했다. 중국에서 온 한 관람객은 "기다리는 게 힘들긴 했지만 내용은 좋았다"고 말했다.

기아는 반대로 사방이 탁 트인 공간을 마련하고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전시했다. 실제 차량이 다수 세워져 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온 한 관람객은 "차가 흥미롭다"며 "실제 운전해보고 싶다"고 즐거워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4’가 개막했다. 모빌리티 관련 기업들이 주로 모여 있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웨스트홀 현대모비스 부스가 차량을 보려는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여헌우 기자.


현대모비스는 ‘e코너시스템’이 탑재된 실증차를 최초로 공개했다. 전기차가 대각선으로 움직이고 제자리에서 180도 회전하는 모습에 탄성이 터져나왔다.

메타버스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롯데정보통신, 안마의자 체험 기회를 제공한 바디프랜드 등 전시관도 전세계인의 마음을 잡았다. 차세대 육상 건설기계 비전을 공유한 HD현대도 부스를 매력적으로 조성해 호평을 받았다.

‘CES 2024’에 참가한 한국 기업은 약 500여개다. 국가 단위로는 중국(1100여개), 미국(700여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다만 실제 소비자들과 접점이 많은 가전·자동차 브랜드에서는 한국 기업 인지도가 워낙 높아 사실상 ‘CES 2024’의 주인공이었다는 평가다.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4’가 개막했다. 메인 행사장인 센트럴홀 초입에 마련된 LG전자 부스가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여헌우 기자.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4’가 개막했다. 모빌리티 기업들이 주로 모여 있는 웨스트홀 HD현대 부스가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여헌우 기자.


미국·중국·일본 업체들도 다수 출사표를 던졌다. 몸집을 대거 불린 중국 기업들의 경우 자신들의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는 데 여념이 없어 보였다. 삼성·LG가 ‘AI’, ‘친환경’ 등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노력했다면 중국 TCL, 하이센스 등은 무작정 제품을 전시하는 데 공들인 모습이다. 이들은 부스 규모를 삼성·LG에 버금갈 정도로 조성했다. 이후 화질을 끌어올린 TV 신제품 등을 앞쪽에 배치하는 식이다.

삼성·LG가 TV 화질을 강조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은 내공에 격차가 상당하다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브랜드 인지도 탓에 부스 안에 머무는 방문객 자체도 중국 기업보다 한국 기업들이 2~3배 이상 많았다.

미국·일본 업체들 역시 상대적으로 B2B 비중이 높아 발길이 한산한 편이었다. 파나소닉, 니콘 등 글로벌 회사들 관람객들이 예상보다 적었다. 소니의 경우에는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무기가 있어 많은 이들의 발길을 잡았다.

소니·혼다의 전기차 합작회사 소니혼다모빌리티는 모빌리티 기업들이 모여 있는 웨스트홀 대신 센트럴홀에 위치했다. 소니 부스 옆에 전기차를 야심차게 전시했는데 관심을 보이는 이가 많지 않았다. 피아트, 부가티 등이 킥보드 등을 앞세워 센트럴홀에 자리 잡았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4’가 개막했다. 모빌리티 기업들이 주로 모여있는 웨스트홀 전경. 사진=여헌우 기자.



◇ ‘밤의 도시’ 낮에도 북적···韓 전시 역량 확보 아쉬워

재계 총수들도 미래 기술 동향을 살피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이른 아침부터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를 찾아 곳곳을 누볐다. 최 회장의 경우 삼성·LG 등 부스를 돌며 다양한 체험 활동을 직접 하기도 했다. 정 회장 역시 센트럴홀에 있는 기업들의 움직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경영진들과 긴밀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정 회장이 사촌인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 수소 사업 관련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도 주목받았다. 정기선 부회장의 경우 개막 둘째날이 10일 CES 기조연설에도 나선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도 현장을 찾았다.

CES 효과는 라스베이거스를 넘어 네바다주 전체를 흔드는 듯했다. 호텔 객실은 꽉차고 ‘밤의 도시’의 거리는 더욱 화려해졌다. ‘스피어’라는 랜드마크까지 최근 생기며 볼거리가 더 많아졌다. 스피어는 높이 111m, 지름 157m 규모의 초대형 돔이다. 돔 내외부를 모두 LED로 채워 엄청난 존재감을 자랑한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다음달 미국 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도 열린다. 메이저리그 야구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도 라스베이거스로 둥지를 옮길 예정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4’가 개막했다. 모빌리티 기업들이 주로 모여 있는 웨스트홀에 두산그룹 부스가 마련됐다. 사진=여헌우 기자.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4’가 개막했다. 모빌리티 기업들이 주로 모여 있는 웨스트홀에 HL만도 부스가 마련됐다. 사진=여헌우 기자.


CES 2024 현장을 둘러본 뒤 우리나라의 박람회 개최 능력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전세계 기업이 모였다는 이유로 도시 하나가 들썩일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매년 존폐 기로에 서는 소규모 행사만 난립할 뿐이다. 미국에서 열리는 CES의 주인공이 사실상 한국기업들이라는 사실이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중국의 한 기업 부스를 홍보하고 있는 직원은 "(행사장을 둘러보니) 한국 기업들 대단하다"고 언급했다. 그가 글로벌 업체들의 미래 기술 동향을 살피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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