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새 매립지 공모가 네 번째 시도 끝에 처음으로 응모자를 배출했으나, 구체적 후보지 확정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이에 인천 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인천시에 대체매립지 선정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마감된 수도권 대체매립지 4차 공모에는 민간 2곳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1~3차 공모는 모두 무응모로 끝났다. 정부는 이번 공모에서 부지 규모 기준을 완화하고, 주민 동의 절차를 간소화했으며, 유치 인센티브(최대 3000억원 수준)를 확대하는 등 문턱을 낮췄다.
응모지는 아직 해당 기초지자체의 동의를 받지 않아 구체적 위치와 명칭은 공개되지 않았다.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부담과 지자체 간 협의 난항 등으로 최종 확정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대체매립지를 찾는 이유는 인천에서 현재 사용 중인 수도권매립지 3-1공구가 설계상 올해까지 포화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이 매립장의 사용을 올해를 끝으로 종료하길 원하고 있다. 앞서 2015년 인천시·서울시·경기도·환경부 등 4자는 3-1공구까지만 공동 사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다만, 대체 매립지를 조성하지 못할 경우 매립지 잔여 부지의 최대 15%(약 106만 ㎡) 범위 내에서 더 사용하자는 단서 조항을 뒀다.
모경종·이용우·허종식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세 번의 무산 끝에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과거의 실패한 방식으로 흘려보내선 안 된다"며 인천시의 책임 강화, 4자 협의체의 공동 대책 수립, 정부의 신속하고 투명한 검토 등 세 가지를 요구했다.
의원들이 기자회견에 나선 배경에는 대체매립지 선정이 지연될 경우 수도권매립지 잔여 부지를 일부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 의원들은 “인천시는 더 이상 피해자가 아닌 책임 주체로 나서야 한다"며 “2015년 4자 합의에 담긴 잔여부지 사용 조항은 독소 조항으로, 합의 이행이 완전하지 않은 만큼 사실상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정복 인천시장은 과거의 합의 틀을 벗어나 수도권매립지 2025년 종료를 전제로 서울·경기·정부를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체매립지 조성에는 수년이 걸리는 만큼 공백기 동안의 폐기물 처리 계획을 지금부터 세워야 한다"며 “이번 공모는 어렵게 얻은 결과인 만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밀실 행정이나 시간 끌기로 신뢰를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기후부는 앞으로 공모 적격 여부를 검토해 후보지를 선정한 뒤, 지자체 협의를 거쳐 최종 입지를 확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각 지자체의 반대와 주민 여론, 정치적 변수 등이 얽혀 있어 실제 확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