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을 2주 가량 앞둔 17일 사표를 제출하면서 후임 인선 지연으로 유임 중이던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장들도 속속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황 사장은 이날 사표를 냈으며 이번 주 중 공식 이임식을 가질 전망이다.
황 사장은 2022년 8월 22일 임명돼 지난달 21일로 임기 3년을 마쳤다. 다만 후임 인선이 지연되면서 직무를 계속 수행해 왔으며, 최근에는 한수원의 기후에너지환경부로의 이관이 유력해짐에 따라 사직 시점이 조율돼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 교체 이후 원전 정책 기조가 전환되는 가운데, 황 사장은 체코 원전 수주 등에서 성과를 낸 인물로 평가받아 당초 유임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최근 민주당을 중심으로 사퇴 압박이 이어지면서 사직이 확정됐다. 특히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 계약을 놓고 여당 내부에서 '불공정 계약' 논란이 제기되며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후임 사장 인선에는 수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한수원 내 수장 공백에 따른 의사결정 지연 우려도 제기된다. 원전 운영은 물론, 수출 및 기술개발 기능이 산업부·과기부·기후에너지환경부 등으로 분산되는 구조 개편 논란 속에서 기관 내부의 혼란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황 사장은 체코 원전 수주를 비롯해 산업부, 기업들과의 협력 체계 속에서 해외 원전 수출 확대를 주도해 온 인물"이라며 “차기 정부 에너지 조직 개편과 맞물려 한수원의 역할과 위상 재정립이 중요한 시점에 사장 공백이 길어질 경우 국내외 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