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지역에는 배후항만이 목포신항만밖에 없어 해상풍력 기자재를 나를 곳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해상풍력 활성화를 위해 배후항만시설을 확충하는 게 시급합니다."
최민석 영광낙월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공사 현장소장은 지난 14일 전남 영광 해상에 위치한 낙월해상풍력단지 현장을 직접 찾은 기자들에게 이같이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당장은 낙월해상풍력에 필요한 기자재를 조달하기에는 목포신항만으로 가능하지만, 앞으로 전남 지역에 해상풍력 사업이 더 생기려면 추가 항만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현장 관계자들은 배후항만이 신설되지 않으면 목포신항만이 해상풍력 기자재로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해상풍력 기자재를 육상에서 다 확보해놔도 배로 싣고 갈 수가 없다는 의미다.

신안 하우리항서 배로 1시간 거리, 하부구조물 설치로 공정률 55% 달성
낙월해상풍력은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건설 중인 해상풍력 발전사업이다. 다른 해상풍력 사업은 계획만 나와왔지 아직 착공을 못한 것이 대부분이다. 낙월해상풍력 사업은 총 2조30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3월부터 착공에 들어갔다. 올해 말 100MW 규모로 부분 상업운전을 시작하고 내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낙월해상풍력의 설비용량은 총 365메가와트(MW)로 5.7MW급 풍력발전기 64기를 구축한다. 설비용량만으로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설비 한기 용량과 같다.
전남 광주송정역에서 버스로 한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신안 임자면 하우리항에서 배를 타고 또 한시간을 가야 낙월해상풍력단지 공사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날 날씨는 맑았지만, 파도가 많이 쳐 배가 크게 흔들렸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거친 파도 탓에 설치선들이 모두 철수한 상태였다.
대신 상부구조 설치선인 '한산 1호'가 홀로 손님들을 반겨줬다. 한산 1호는 설치선이긴 하지만, 겉으로 봐서는 석유시추시설처럼 고정된 구조물로 보였다. 한산 1호는 높이만 120m로 아파트 40층 높이와 맞먹는다.
낙월해상풍력 현장에는 현재 풍력발전기가 세워질 곳곳에 하부구조물인 '모노파일(MP)'이 설치된 상태다. MP 위에다가 타워와 터빈 등을 올려 풍력발전기를 완성한다. 한산 1호가 각 MP마다 이동해서 풍력발전기 설치를 돕는다.
현재 낙월해상풍력은 공정률이 56%인데 하부구조물만 바다에 설치돼있어 공정률이 실감 나지 않았다. MP는 바다 멀리서보면 높아 보이지 않았다. 최 소장은 현재 목포신항만 및 군산컨테이너부두에 터빈, 타워, 블레이드, 또 다른 하부구조물인 TP가 일부 제작돼 대기 상태라고 설명했다.

“전남 19개 기업 참여로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 국책금융기관 금융지원 필요"
낙월해상풍력 현장 근처에는 육상 변전소가 있는 송이도를 볼 수 있다. 송이도는 유인섬으로 현재 일부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고 현장 관계자들도 약 100여명이 머무르고 있다. 낙월해상풍력은 아직 불확실한 해상변전소보다는 섬에 변전소를 설치해, 육지로 생산한 전력을 나르는 시스템을 마련하고자 한다.
낙월해상풍력 사업 지분은 명운산업개발이 72%, 태국회사인 비그림파워가 28%를 확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태국회사가 중국계라고 정치적 공격을 하기도 한다. 중국기업이 국내 시장에 진출해 에너지 안보에 위험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낙월해상풍력 측은 비그림파워가 중국계가 아니라 반박하고 낙월해상풍력 사업에 다수 국내기업이 참여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실제로 현장 관계자들은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공사 중인 해상풍력 사업이라는 데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최 소장은 “낙월해상풍력 사업에는 포스코를 포함해 전남 소재 19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설비용량 100MW 급의 총사업비 1조원 이상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은 해외금융 조달 위주로 진행된다"며 “산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과 연기금 등의 선도적인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