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성진 차기 한국경제학회장 “에너지고속도로보다는 분산에너지 인프라 구축이 더 중요”

“원전 없이 재생에너지만으론 탄소중립 달성 불가능”
“李 정부, 文 정부처럼 원전 안 하지는 않을 듯”
“대통령 경제팀 현장 잘 알아 긍정적으로 평가”
“전 정부 때와 다르게 국책 연구 과제 쏟아져”
“경제성장 가장 쉬운 길은 규제완화 포함한 제도 개혁”
“민생회복지원금 성장 정책은 아냐, 기업 지원이 더 효과적”
“노동정책 한 쪽만 집중하지 말고 유연화도 고려해야”
2025.07.07 18:00 댓글 0
▲강성진 한국경제학회 차기 회장이 지난 3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유병욱 기자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석탄발전을 줄이려면 원자력 발전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이재명 정부는 문재인 정부 때처럼 원전을 안 하겠다는 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또 에너지고속도로보다는 분산에너지 인프라 구축이 더 중요합니다."

강성진 한국경제학회 차기 회장(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은 지난 3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정책에 대해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지난달 11일 한국경제학회 수석부회장으로 선출됐다. 수석부회장은 내년 2월 회장으로 자동 취임한다.

지난 2017년 한국경제학회 부회장에 이어 2018년 한국경제연구학회장과 2023년 한국국제경제학회장을 역임한 강 차기회장은 경제학과 에너지환경학의 융합을 강조하는 학자다. 그는 지난해부터 고려대 에너지환경대학원 겸임교수를 맡아 에너지환경정책에 대한 유용한 정책을 제안해왔다.

강 차기회장은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언급한 에너지고속도로에 대해 수도권 전력 집중화를 우려하면서, 전력망과 분산에너지 인프라 투자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전력이 필요한데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재명 정부에서 추진 중인 여러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저출산·고령화 등 저성장국면 해결책으로는 “경제성장을 경제 변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제도 변화가 같이 있어야 한다"며 “기후, 에너지, 안보와 같이 성장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이 많기에 규제완화를 포함한 제도변화가 따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차기회장은 이재명 정부의 주4.5일제 등 노동정책에 대해서는 노동환경 개선이라는 한 쪽에만 집중한 것 아니라 노동 유연성 확보에도 신경 써야한다고 언급했다.

이 정부가 추진 중인 15만~52만 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은 경기활성화 정책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민생회복지원금은 경기회복을 위한 최적의 방법은 아니다"라며 “사회간접자본 등에 투자하는 것과 비교하면 승수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강 차기회장은 이재명 정부의 경제팀에 현장을 잘 아는 기업인 출신 등이 많이 온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특히 전 정부에 비해 많은 국책 연구 과제들이 내려오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李 정부 경제팀 文 정부때보단 긍적적…규제완화가 경제성장 최선"

다음은 강 차기회장과의 일문일답.

- 지난 윤석열 정부와 이재명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교해보면 어떤가.

▲보수정부는 종합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그러다 보니 결정을 잘 못하기도 한다. 반대로 이번 정부는 부분적으로 많이 본다.

예를 들어 노동법을 보면 주4.5일제, 노란봉투법은 노동자 쪽에서 좋아하는 정책이다. 사측에서도 좋아하는 걸 같이 해줘야 하는데 그건 잘 안된다. 상법개정안도 마찬가지로 하나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뭔가를 하긴 한다. 지난 정부 때 무엇인가를 전혀 하지 못했던 분위기와는 다르다.

이처럼 핀셋형 정책으로 변화가 있다 보니 주식이 올라 국민들 기대가 있는 것 같다.

-이 정부에서 경제정책을 어떻게 잘 풀어낼 수 있겠는가.

▲ 지난 문재인 정부 때는 사실 소득주도 성장이라 해서 경제학자들도 의문을 가지는 정책이 나왔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경제가 성장다고 했지만 경제학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이재명 정부 경제팀은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정책실장에 코인 전문가가 오는 등 기업인들이 많이 오고 있다. 문 정부 때보다는 긍정적으로 본다. 경제팀에 얼마나 힘을 실어주느냐에 달려 있다 본다.

- 이 정부에서 추진 중인 민생회복지원금이 소비활성화에는 일시적 효과만 주고 재정 부담만 더 늘릴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 소비쿠폰은 경제활성화 정책은 아닌 것 같다. 다만, 민생경제가 어려우니까 민생 회복 쪽에 맞춘 정책으로 보인다. 소비를 늘리는 쪽이 사회간접자본 투자와 비교하면 경기회복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돈이 다 풀린다는 보장이 없어 큰 효과를 준다고 보장할 수 없다.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기업 지원하는 게 더 최선이겠는가.

▲ 그렇다. 지금 정부가 인공지능(AI) 100조원 투자를 이야기 하지만, 정부가 주도해서 성장하는 시대는 이제는 지났다. 성장은 결국 민간이 해야 한다. 경제성장을 위해 돈이 가장 안들고 가장 쉬운 방법을 규제 완화라고 본다.

문제는 규제완화를 하면 기득권과 부딪히는 게 많다. '타다' 사례처럼 혁신이 기존 택시업계와 부딪히며 무산됐다. 무인자동차 기술은 있는데 실험을 못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이미 무인택시들이 돌아다닌다. 다른 나라들이 규제를 풀어준 만큼 우리도 규제 완화를 통해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규제 완화를 위해 법개정을 하려해도 잘 되지 않는다.

▲ 우리나라가 포지티브(positive) 시스템을 써서 그렇다. 법에서 정의한 활동만 허용하고 그 외는 못하게 한다. 새로운 사업을 하려면 법을 바꿔야 한다. 네거티브(negative) 시스템이 되면 특정 활동만 하지 말라고 하니까 나머지 활동은 법을 안고쳐도 할 수 있다.

- 대통령이 바뀔때마다 네거티브 규제를 하겠다고 하는데 잘 안되지 않는가.

▲ 공무원들이 하고 싶지 않아 한다. 권한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법체계 자체가 포지티브라 기본적으로 시스템을 바꾸기 더 어렵다.

정부가 해야할 가장 큰 일은 규제 완화를 위해 규제 뒤에 있는 기득권을 설득하는 일이다.

AI 산업 100조원 투자도 선언적인 의미이고 실제로 투자가 이루어지려면 거미줄처럼 얽힌 규제를 어떻게 풀지가 중요하다. 인력양성에 정부가 투자를 하더라도 새로운 인력을 배출하려면 4~7년은 걸린다. 규제 완화로 산업이 활성화되면 기존 인력들이 알아서 활약할 생태계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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