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800만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해양으로 버려지고 있다. 이 플라스틱은 미세하게 쪼개져 거북이 등 해양 생물에 섭취되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해양 플라스틱 유출 규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생태계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연구조차 못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협력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와 한국해양수상개발원은 28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관에서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한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5)의 부대행사로 '동아시아 해양 플라스틱 오염대응'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등 개발도상국과 관련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이날 패널 토론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해양플라스틱에 대한 연구가 불충분하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인프라는 물론 지금 플라스틱이 해양에 얼마나 흘러가는지 데이터조차 부족하다. 해양에서 수거한 플라스틱은 재활용하는데 품질이 떨어지는 만큼 애초에 바다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해 기준 35만9061톤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흘러 들어간 것으로 추산된다. 해양수산부는 우리나라에서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연간 6만7000톤으로 추정했다. 글로벌적으로는 연간 800만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해양으로 버려지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렇게 바다로 버려진 플라스틱은 해양 생물에 섭취되거나, 미세플라스틱으로 잘게 쪼개져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홍상희 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은 주제발표에서 “약 90%의 거북이가 실제로 플라스틱을 섭취했고 거북이의 수명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어망, 어구가 가장 큰 악영향을 주고 있어 해양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양플라스틱을 감시하기 어려워 규제가 쉽지 않다. 선박 표면의 미세플라스틱 유출을 분석한 결과 전 세계 미세플라스틱 유출량의 5%가 선박에서 나온다"며 “이는 통계학적으로 추정한 것으로 실제로 측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 책임연구원은 “해양에 유입되는 플라스틱 자체를 줄일 필요가 있다. 과학에 기반한 데이터는 효과적인 정책을 입안하는 데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연구기관 관계자들은 해양 플라스틱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양플라스틱에 현황을 제대로 파악해야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개발도상국들이 해양 플라스틱을 관리할 예산이 부족하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해양플라스틱은 버리는 나라와 피해를 받는 나라가 구별 없는 국경을 초월하는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세미나 발표 내용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전 세계에서 1950년 이후 2017년까지 총 92억톤이 생산됐다. 만약 INC-5에서 별다른 규제가 생기지 않으면 2050년이면 누적 플라스틱 생산량이 두 배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누적 플라스틱 생산량이 늘어 날수록 바다에 흘러 들어가는 플라스틱 양도 크게 늘어 나게 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