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태양광·풍력 고정가격 입찰, 전력거래 활로 될까

태양광·풍력 고정가격계약 입찰공고, 물량 각각 1000·1800MW
태양광, 해상풍력 상한가 상향…“현물시장 가격차, 사업비 고려”
RE100 계약 연계도 가능…“발전사업자에게 매력적일진 의문”
2024.10.27 07:00 댓글 0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모습. 챗지피티4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서 생산한 전력을 20년간 고정된 가격에 판매하는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시장이 열렸다. 올해는 정부가 고정가격계약을 활성화하기 위해 여러 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업자들의 매력을 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분석된다.

▲태양광,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물량(2019~2024년) (단위:MW) 자료=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는 태양광, 풍력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을 공고했다.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이란 태양광, 풍력 발전사업자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발전공기업 등 대규모 발전사와 20년 고정된 가격으로 전력판매 계약을 맺는 것을 말한다.

올해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공고 물량은 총 1000메가와트(MW)이다. 이는 원자력 발전소 1기에 달하는 규모다.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공고 물량은 지난해 2000MW에서 절반으로 줄었다. 지난 2021년 물량이 4250MW인 것을 고려해보면 3년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그동안 계속된 입찰 미달 상황에서 올해는 미달되지 않겠다는 정부 의지가 엿보인다.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은 지난 2022년부터 미달되기 시작했다. 입찰 미달은 태양광 사업자에게 상한가에 근접하게 가격을 제시해도 낙찰될 수 있다는 신호를 주기 때문에 경쟁을 떨어트리는 작용을 한다. 대신 상한가를 지난해 1MWh당 15만3494원에서 15만7307원으로 상향해 경쟁이 높아지도록 했다.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물량은 올해 육상 300MW, 해상 1500MW 등 총 1800MW로 정해졌다. 해상풍력 중 고정식이 1000MW이고 올해 처음 도입되는 부유식은 500MW로 공고됐다.

입찰물량은 지난해 1900MW에서 100MW 감소했다. 올해 물량은 기업들 수요를 반영해 고려했는데 아직 수요가 지난해 이상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에서 육상풍력은 400MW를 모집해 379MW가 입찰에 참여해 미달됐다. 해상풍력은 1500MW를 모집해 2067MW가 입찰에 참여해 미달되지 않았다.

산업부는 육상풍력 상한가격을 지난해 1메가와트시(MWh)당 16만7778원에서 16만5143원으로 하향했고 해상풍력은 17만6565원으로 지난해보다 상향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산업부는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에서 상한가를 밝히지 않았었는데 올해부터 상한가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RE100을 원하는 기업들과 거래할 수 있는 전력구매계약(PPA) 중개시장에 대한 시범사업도 실시한다. 시범사업은 1MW 이상 발전소, RE100 가입 국내기업 36개사가 대상이다.

RE100 시범사업은 당분간 풍력보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가격도 저렴한 태양광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RE100 기업과 거래를 원하는 태양광 사업자는 고정가격계약에 낙찰된 후 기업들과 협의를 통해 최종 계약을 체결한다. 협의만 잘한다면 낙찰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도 있다.

고정가격계약 제도의 성공 변수는 현물시장과의 가격 차이다. 현재 현물시장 가격이 상한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유지 중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고정가격계약과 현물시장 두 시장 중 하나를 선택해 전력을 판매할 수 있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현물시장 가격이 치솟아 사업자들이 현물시장에 몰렸다.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이 계속 미달된 이유다.

지난달 월평균 현물시장 가격은 1MWh당 21만8132원이다. 올해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상한가 1MWh당 15만7307원보다 38.7%(6만825원) 비싸다.

풍력사업자의 경우 워낙 대규모 사업이다 보니 20년 안정적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고정가격계약 체결을 사실상 필수로 본다. 사업 규모가 작아 현물시장을 많이 이용하는 태양광 사업자하고는 다르다.

전국태양광발전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물량을 줄이고 상한가격을 높이는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나 사업자에게 큰 매력으로 작동할지는 의문"이라며 “정부 정책은 공급을 늘리는 방향과 다른 정책이 많다. 호남 지역은 7년동안 발전허가조차 나오기 어렵고 영농형 태양광은 갈 길이 멀다. 태양광을 설치할 땅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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