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경쟁입찰시장 이번엔 미달 면할까…정부 RE100 시장도 열어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올해 1000MW 풀려 작년 절반 수준
상한가 15만7307원 작년보다 올려, RE100 기업과 거래도 가능
“현물시장 가격 여전히 상한가보다 비싸, 사업자 관심 끌지 변수”
2024.10.25 14:29 댓글 0
▲태양광 발전소의 모습


전력판매 경쟁입찰시장이 올해에는 미달을 면할지 주목된다. 정부는 올해 태양광 경쟁입찰 물량을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였고 상한가도 올렸다.

또한, RE100(기업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중개 시장을 올해 처음 개설해 더 높은 가격으로 전력을 판매할 가능성을 열어줬다.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공고 물량(2019~2024년) (단위: MW) 자료=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태양광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을 공고한다고 밝혔다.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이란 태양광 사업자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발전공기업 등 대규모 발전사와 20년 고정된 가격으로 전력판매 계약을 맺는 것을 말한다.

올해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공고 물량은 총 1000메가와트(MW)이다. 이는 설비용량으로는 원자력 발전소 1기에 달하는 양이다.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공고물량은 지난해 2000MW에서 절반으로 줄었다. 지난 2021년 물량이 4250MW인 것을 감안하면 3년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그동안 계속된 입찰 미달 상황에서 올해는 미달되지 않겠다는 정부 의지가 엿보인다.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미달은 지난 2022년부터 미달되기 시작했다.

입찰 미달은 태양광 사업자에게 상한가에 근접하게 가격을 제시해도 낙찰될 수 있다는 신호를 줘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제도 도입 취지에 반할 수 있다고 분석된다. 또한, 대규모 발전사들이 재생에너지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올해 입찰 상한가는 지난해 1MWh당 15만3494원에서 15만7307원으로 상향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상한가격은 최근 입찰 경쟁률,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현물시장과의 가격 격차 등을 고려해 상향했다"며 “제조 과정에서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저탄소 태양광 모듈 사용을 촉진 시키기 위해 우대가격을 처음 도입해 제품별 비용격차를 계약가격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한, RE100을 원하는 기업들과 거래할 수 있는 전력구매계약(PPA) 중개시장에 대한 시범사업도 실시한다. 시범사업은 1MW 이상 발전소, RE100 가입 국내기업 3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RE100 시범사업은 당분간은 풍력보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가격도 저렴한 태양광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RE100 기업과 거래를 원하는 태양광 사업자는 고정가격계약에 낙찰된 후 기업들과 협의 후 최종 계약을 체결한다. 협의만 잘한다면 낙찰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도 있다.

고정가격계약 제도의 성공 변수는 현물시장과의 가격 차이다. 현재 현물시장 가격이 상한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유지 중이다.

태양광 발전사업자는 고정가격계약과 현물시장 두 시장 중 하나를 선택해 전력을 판매할 수 있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현물시장 가격이 치솟아 사업자들이 현물시장에 몰렸다.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이 계속 미달된 이유다.

지난 2022년 8월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이 처음 미달됐을 때 월평균 현물시장 가격은 1MWh당 25만8181원(SMP와 REC 가격 합)이었다. 당시 고정가격계약 상한가가 1MWh당 16만603원이었으니 60.8%(9만7578원)나 비쌌다.

최근 전력도매가격이 하락하면서 현물시장 가격이 내려가긴 했지만 REC 가격은 여전히 1MWh당 7만원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월평균 현물시장 가격은 1MWh당 21만8132원이다. 올해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상한가 1MWh당 15만7307원보다 38.7%(6만825원) 비싸다.

전국태양광발전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물량을 줄이고 상한가격을 높이는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나 사업자에게 큰 매력으로 작동할지는 의문"이라며 “정부 정책은 공급을 늘리는 방향과 다른 정책이 많다. 호남 지역은 7년동안 발전허가조차 나오기 어렵고 영농형 태양광은 갈 길이 멀다. 태양광을 설치할 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20년 장기고정계약의 기간이 너무 길다고 느끼는 분들도 많다. 고정가격계약에 대한 불신도 있어 이러한 현상을 쉽게 바꾸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하지만 현물시장 가격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어 사업자들이 현물시장을 포기하고 고정가격계약으로 올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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