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 하마스로 시작된 중동 전쟁이 시아파 최대 무장정파인 레바논 헤즈볼라로 확대됐고 급기야 시아파 맹주인 이란까지 끼어들면서 걷잡을 수 없이 사태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는 전일대비 2.5%의 제한적 상승에 그치고 있다. 수요 부진 속에 미국, 캐나다, 가이아나 등 아메리카대륙의 공급이 충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중동 원유 대부분이 지나가면서 이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호르무즈해협이 막힐 경우 유가는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오일프라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이란의 이스라엘 미사일 공습 등의 영향으로 전 거래일보다 2.5%가량 올랐다.
미국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48% 오른 배럴당 70.86달러, 유럽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2.59% 오른 73.56달러, 중동 머반유는 전 거래일보다 2.53% 오른 73.73달러를 기록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은 이제 이스라엘 대 레바논 무장정파인 헤즈볼라로 확산됐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 위치한 헤즈볼라 본부 등 주요 군사시설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으며, 이 공격으로 헤즈볼라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헤즈볼라가 전쟁의 길을 가는 이상 이스라엘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우리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헤즈볼라 공급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잇따라 시아파 집단들이 이스라엘 공격을 받자 시아파 맹주인 이란도 두고 보지만은 않았다. 이란은 1일 이스라엘을 겨냥해 탄도미사일 180발을 발사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요격에 격추돼 이스라엘은 큰 피해를 보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전쟁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가 세계 각국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중동은 세계 원유 공급의 1/3을 담당하고 있으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쿠웨이트, 이라크의 원유 수출선은 이란 국경을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지난 중동 전쟁에서 서방측이 개입할 때마다 이란측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무기로 개입 중단을 요구해 왔다.
이번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향방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 되느냐, 안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석유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 전쟁 확산에도 국제유가가 제한적으로 오르는 이유는 중국 등 전반적으로 수요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캐나다, 가이아나까지 아메리카지역의 공급 여력도 충분한 상황"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이란 역시 최대 수출품목인 원유 수출이 어렵기 때문에 해협이 막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예전과 달리 제한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 혁명수비대 같은 강성 군부세력들이 자의적으로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공격할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해협은 봉쇄되고 말 것으로 예상된다. 해협이 봉쇄되면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
빙현지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지난 5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기본적으로 중동 분쟁 시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선까지 오르는 경향을 보였으며, 세계 각 기관들은 이란 참전 시 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르고, 호즈무즈 해협이 봉쇄될 시에는 유가가 150달러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중동으로부터 약 70%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어 중동 수입이 중단될 경우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석유 수급 차질에 대비해 전국 9개 비축기지에 총 1억4600만배럴의 석유제품을 비축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약 129일분을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여기에 9700만배럴의 공동비축물량과 전국 주유소 및 정유사 저장물량까지 더하면 총 비축일수는 약 200일 정도로 추산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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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