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취임 2년째 들어 재생에너지 보급량이 감소세에서 반등할 전망이다. 그동안 재생에너지 보급량이 워낙 감소해왔던 탓에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다만, 재생에너지 현물시장 폐지 예고와 송전망 부족 등으로 증가세를 꾸준히 이어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설비현황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신규로 RPS 설비확인을 받은 태양광, 풍력, 바이오에너지 등 재생에너지 총 설비용량은 1738메가와트(MW)에 이른다. 이에 따라 올해 RPS 설비확인을 받는 재생에너지 총 설비용량은 3000MW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 신규 설비확인 용량은 지난 2020년 4531MW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1년 4355MW, 2022년 3128MW, 지난해 2993MW로 꾸준히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신규 설비확인 보급량이 3000MW 이하로 내려가 2018년 수준으로 낮아졌다.
RPS 설비확인이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재생에너지 전력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거쳐야 하는 단계다. RPS 설비확인을 통과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발급받고 REC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RPS 설비확인 통계가 확정치 통계에 앞서 재생에너지 신규 진입 규모를 빠르게 알 수 있는 지표다.
보통 태양광의 경우는 발전사업허가 후 준비기간이 늦어도 2~3년 정도 소요된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사업을 시작한 설비들이 본격적으로 RPS 설비확인을 거쳐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는 태양광 설비확인 규모가 지난 2022년부터 크게 줄어든 이유로 2019년부터 지방자치단체의 이격거리 규제의 본격 도입을 꼽는다. 이격거리 규제란 지자체가 주민 민원 등을 이유로 주택이나 도로 등 시설로부터 일정 거리 이내에는 재생에너지 설치를 제한하는 규제를 뜻한다. 이격거리 규제를 도입한 지자체 수는 지난해 기준 130여개에 달한다.
이격거리로 사업허가 건수가 지난 2019년부터 줄면서 약 2년 후부터 RPS 설비확인 통계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이에 재생에너지 공급이 줄면서 재생에너지 전력 가격은 치솟았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현물시장 가격은 3년 전 1REC당 3만원대에서 올해 들어서는 7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격이 치솟으면 공급이 따라와야 하나 지차체 규제 등을 포함한 각종 여건에 부딪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2031년까지 지금까지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설비 이외에 추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진입을 막겠다고 알렸다. 호남 발전설비가 포화 상태로 신규 송전망 건설 때까지는 재생에너지를 추가할 수 없다는 의미다.
게다가 산업부는 RPS 폐지 후 경매제도로 전환을 예고하며 현물시장을 폐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 사업을 시작하는 사업자들이 현물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재생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사업에 가장 큰 문제는 정책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라며 “정권에 따라 정책이 크게 요동치니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기후솔루션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최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RPS 제도 개편 방안 토론회'에서도 업계 관계자들이 여럿 참석해 정부 정책을 '태양광 죽이기'로 규정하고 불만의 소리를 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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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