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제유가 64달러”...美 에너지 공룡들 정유량 감축

2024.08.12 11:23 댓글 0
▲마라톤 페트롤리엄의 한 정유시설(사진=로이터/연합)


미국의 정유 공룡들이 이번 분기들어 정유량을 줄이기로 결정하면서 글로벌 원유시장은 물론 업계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정유기업 마라톤 페트롤리엄은 이번 분기에 석유 정제시설 13곳의 가동률을 평균 90%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이는 2020년 3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PBF 에너지의 경우 정유량을 3년만 최저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고 필립스 66과 발레로 에너지 역시 정유소들의 생산량을 2년래 가장 낮은 준으로 감축시킬 계획이다.

해당 정유기업 4곳은 미국 전체 정유량의 약 40% 가량 차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수요 공급 균형의 핵심 요인 중 하나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정유사들의 이같은 결정은 세계에서 석유 소비가 둔화되면서 정제 마진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중국에서는 원유 수입량이 급감한 데 이어 전기자동차가 인기몰이 중이다.

실제 중극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달 신에너지차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39.6% 늘어난 87만여대로 집계되면서 사상 처음으로 가솔린차를 넘었다. 지난달 가솔린차 판매량은 84만대로 그쳤다.

또한 중국은 지난달 총 4234만톤의 원유를 수입했는데 이는 약 하루평균 1000만배럴로, 2022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여기에 나이지리아, 멕시코, 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 정유시설들이 새로 가동을 앞두고 있는 점도 정제마진을 축소시키는 또다른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와 관련, 시가총액이 566억달러(약 75조원)에 달하는 필립스 66의 케빈 밋첼 최고재무책임자(CF)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정제마진이 약화됨에 따라 예방 차원으로 시설 정비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라톤에너지의 릭 헤슬링 최고상업화책임자(CCO)도 “이번 분기는 90%의 가동률로 경제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정유사들은 업계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5월말부터 9월초)이 끝나고 시설 점검에 나서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업황 둔화가 심상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업계에서는 일찌감치 공장 가동을 멈추고 정비 등에 집중한 뒤 업황이 회복되면 정제량을 다시 늘리겠다는 방향으로 대응하겠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국제유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가솔린, 디젤 등 정제에 대한 수요가 없을 경우 원유재고가 증가되는 방향으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맥쿼리의 비카스 드위베디 글로벌 석유 및 가스 전략가는 “압박받는 정제마진은 미국 정유사들의 집중적인 시설 유지보수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미국에서 원유재고가 올 연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와중에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올 4분기 감산 정책 완화를 앞두는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에서 하루 54만배럴의 원유가 새로 공급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또 미국의 경우 올해 원유생산량이 하루 1380만배럴로 신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울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드위베디 전략가는 “공급이 수요를 넘어설 가능성은 현재 원유 가격에 더해진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을 줄이고 있다"며 브렌트유가 올 4분기와 내년 2분기에 각각 배럴당 75달러, 64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9일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0월물 선물 가격은 배럴당 79.6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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